일전의 블로깅처럼 PC-Fi를 이용해 튜너를 급조했다.
다행히 집에 사용하지 않고 있는 소니 바이오의 미니 노트북이 한 대 있어서 이걸 이용하기로 헸다.
어차피 인터넷 라디오 전용 노트북을 만들기로 작정한 터라 부팅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시작 프로그램'을 최소화시키고 KBS '콩'이나 MBC '미니' 이외의 불필요한 프로그램은 죄다 삭제하고 데이터 파일도 정리해 몸을 가볍게 만들었다.
-펜티엄 3에다 메모리는 512MB에 불과한 지금 사양으로 보면 한참 후진 노트북이다. 하지만 이것도 한 때는 잘 나가던 서브 노트북이었다는 사실.
한동안 쓰지 않았던 노트북인지라 공유기에서 유선 랜을 하나 더 뽑아 연결하고 나니 윈도우즈며 백신 프로그램이며 업데이트할 파일들이 계속 검색되어 피곤했지만 기본 세팅은 완료한 셈이다.
개인적으로 '소니'는 다른 컴퓨터 브랜드에 비해 음질에 관한 한 인정해 줄 만하다. 이미 다양한 오디오 제품군을 생산 중이고 음반과 영화시장에도 남다른 애착을 보이고 있는 그룹이니 그들이 만들어내는 '음질'에 대해서는 신뢰할 만하다. 이미 소니 MP3를 사용본 결과 음질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기업으로 인정한다. 적어도 SACD를 처음으로 만들어낸 회사 아닌가!
하지만 미니 노트북에서 럭스만 앰프로 직결한 음질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가뜩이나 소스가 불량한-물론 잡음은 전혀없다- 인터넷 라디오의 특성상 고음과 저음 모두 두루뭉술하게 롤오프 되어 잘려나간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역시 별도의 DAC가 필요한 상황이다.
외산 브랜드가 생산해내는고가의 DAC가 널려있고 국산으로도 에이프릴뮤직에서 만들어 내는 DAC가 유명하지만 지금의 노트북 환경에 사용하기에는 너무 비싼 물건이다. 과잉 투자다. 멀쩡히 마란츠 SACD플레이어인 SA-11s1이 건재한 상황에서 결국 노브북 전용으로 DAC를 사용할 텐데, 노트북 사운드카드를 겨우 벗어나는 수준에서의 DAC면 충분하다.
결국 국산 브랜드인 스타일오디오의 '패리도트'로 결정을 보고 시스템의 정비를 일단락한다.
스타일오디오에서 생산해내는 외장 사운드카드형 DAC에는 적어도 HIFI 정신이 녹아져 있다. 싸구려 사운드카드조차도 죄다 5.1 채널을 지원하는데 비해 스타일오디오의 그것은 철저히 2 채널 중심이다. 또한 사용된 부품 하나하나도 이름만 대면 알만한 고급 DAC에 전혀 밀리지 않을 것들로 채용했음에도 가격이 무척이나 참하다.
게다가 메이커 이름에서도 풍겨나듯 디자인 역시 무척이나 스타일리쉬한 것이어서 디자인에 많은 점수를 주곤 하는 내게는 무척이나 잘 맞는다. 과대 포장이라 할 정도로 꼼꼼히 포장된 상자 안에는 회사의 로고가 단정히 박힌 검은색 카드봉투 안에 매뉴얼이 들어있다-매뉴얼이라야 역시 카드 한 장이지만^^. 알루미늄 절삭 가공된 볼륨노브하며 부드럽게 곡선을 담은 전면 패널을 보면 적어도 메이커가 허투루 만든 제품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은색과 검은색의 조합으로 된 본체 역시 은색/금색 컬러의 현재 시스템과 적절히 어울린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제품 바닥의 지지 역할을 할 고무발 용도로 3M의 러버풋을 스티커 형태로 제공하는데 소비자가 붙이는 것 자체가 귀찮을뿐더러 제품의 격을 낮춘다는 생각이다. 러버풋이 필요 없거나 제품을 세워서 사용할 고객을 배려한 것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타이어를 따로 주고면서 알아서 끼워 사용하라는 자동차 메이커가 없듯 개선이 필요하다. 지나친 비약인가?
설치 또한 무척이나 단순한 것이어서 별도의 전원장치 없이 USB 단자에 접속만 하면 특별한 조작도 필요없이 노트북의 사운드카드를 훌륭히 대체한다. 물론 함께 포함된 정전압 아답터를 사용하면 보다 안정적인 전기공급이 가능하다. 오디오에서 전기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수긍이 간다.
몬스터 인터케이블로 연결된 음질은 기존 노트북의 갑갑하고 뭔가 장막안에서 들리던 것 같던 소리를 밖으로 꺼내논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큰 기대는 없었는데 접속 이후의 변화를 바로 확인할 수 있어 일단은 만족스럽다.
지나 치게 밝은 전면의 녹색 LED가 눈에 거슬리고, 전체적으로 가벼운 편이라-휴대성을 중요시하는 사람에게는 장점일 수도 있겠다.-조작시마다 움직이게 되는 것에 신경이 쓰이지만 앞으로 중요한 나의 오디오 시스템으로 자리 잡을 것 같은 예감이다.
별도로 전원을 끄지 않는 한 노트북에 연결되어 있는 상태에서는 USB 전원을 이용해 계속 불이 들어와 있다. 메이커에서는 50시간 이상의 에이징이 필요하다고 권고한다. 부품으로 사용된 위마 필름 콘덴서 등이 몸이 늦게 풀리기로 유명한 놈들이라 그럴 것이다라고 추정을 해 본다. 지금도 상당히 만족스럽지만 50시간 후의 녀석을 기대하며 당분간 전원을 내리지 않기로 했다.
'패리도트'의 상위 기종으로 '루비'가 있는데 이 녀석은 과연 어떤 음색일까 궁금해진다.
개인적으로는 광입출력이 필요가 없기 때문에 사양상 크게 다를 것이 없다고 판단해 패리도트에 정착하기로 한 것인데, 이외에 음질상의 개선이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아님 곧 출시 예정이라는 '사파이어'에 기대를 걸어 보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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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4.3.14.
스타일오디오.
오늘 들어가 보니 사세까지는 모르겠지만 여전히 살아있다. 헤드파이(Head-Fi)나 데스크파이(desk-Fi)용 헤드폰앰프/DAC 시장이 가성비를 내세운 저가 중국제에 잠식되었단 소식을 들은바 있어 생사확인이 더 반가웠다. 심지어 제품명도 버리지 않고 페리도트3, 루비3 같이 뒤에 세대번호를 붙여가며 여전히 사용 중이다.
제대로 된 하이엔드 DAC를 사용 중이고 더 이상 헤드폰으로는 심각하게 음악을 듣지도 않아서 저런류의 미니 DAC는 사용할 일이 없다. 책상에서의 음감 역시 아이맥에 블루투스로 연결된 하만카돈 정도면 됐다 싶다. 그럼에도 국산 브랜드의 선전은 늘 반가운 소식이다.
오래된 친구들의 소식을 일부러 찾아듣진 않아도 이젠 슬슬 전성기에선 다들 내려오는 시절이니 말이다.
지난한 세월을 그리했던 것처럼 이젠 버티기가 필요하다. 모두들 건승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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