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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의 오늘

[2009.2.25] 심약자가 마시면 안 되는 스타벅스 Venti 사이즈

by 오늘의 알라딘 2024. 3. 26.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권 스타벅스에서는 Venti 사이즈를 판매하지 않았다.

'쪼끄만'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아시아권에서 20oz.에 육박하는 엄청난 양의 커피를 한 큐에 마실만한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대륙'의 오만함이 담겨있는 판매 정책이었다. 

대신 미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Short' 사이즈를 내놓고 있다. 몇 번 미국에 갔었을 때 확인한 바로도 Grande 사이즈가 미국 표준이다.

그러던 것이 얼마 전부터는 찾는 외국인이 많아서인지 아님 우리나라도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라가기 때문인지 'Venti'사이즈를 판매하고 있다. 덕분에 이제는 Short 사이즈가 슬그머니 사라져서.. 따로 말하지 않으면 기본이 Tall이다. 

오늘 난 생 처음으로 Venti를 주문했다.  딸아이의 돌잔치를 끝낸 사무실 후배가 한 잔씩 쏜다길래 농담처럼 한 말인데, 진담으로 생각해서 진짜  Venti가 배달되어 책상 위에 놓였다.

모르긴 해도 보통의 Tall 사이즈의 세 배는 족히 될 이 녀석을 오전 내 홀짝거리고 있는데 반도 못 마셨다.

그리고 추가되는 부작용. 카페인 과다섭취 때문인지 심장이 '벌렁'거린다. 뭘 봐도 심드렁한 요즘. 오래간만에 부지런히 움직이는 심장을 느낄 수 있다는 신선함(?)도 있지만 이건 아니다.ㅠ.ㅠ 

대신 부쩍 포근해진 날씨 때문에 춘곤증이 몰려오는데 적어도 오늘은 그럴 일은 없겠다.

Venti. 보기에도 좀 무식하지만 심약자는 마시면 안 되는 금단의 음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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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4.3.26.

 

커피는 참 신기한 음료이다. 그 효능이 그렇다는 뜻은 아니고 같은 것을 두고도 이렇게 의견이 엇갈리는 물건을 본 적이 없다.

 

일부 소수설도 아니고 그 비율을 따지면 거의 정확히 절반 수준으로 건강에 좋다 안 좋다로 갈린다.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음식류 중에 이렇게 오랫동안 다방면의 연구가 쏟아져 나오는 중에도 합의가 안 되는 물건은 단연코 없다. 조금만 마시면 좋다 수준도 아니다. 한쪽에선 아예 유해음식으로 한쪽에선 만병통치약 수준으로 갈리다 보니 이젠 듣는 사람도 그러거나 말거나 수준에 이르렀다.

 

인구대비 카페 수를 생각하면 엄청 마실 거다 했는데 우리나라의 1인당 커피 소비량은 생각보다 낮은 편이다. 에스프레소 보다는 죄다 어디에 타 먹는 스타일이 대부분이라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국제커피기구(International Coffee Organization, ICO) 2020년 자료

 

더 잘살고 오래 사는 나라 사람들이 위쪽에 포진해 있는 것으로 봐선 사소하게 심장 벌렁거림이 있는 분만 피하면 될 듯해서 그냥 모르는 게 약인게 커피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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