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고 있는 곳은 성북구 삼선동. 가끔 '삼성동'으로 잘못 알아들어서 피차 무안해하는 그 동네. 신선이 셋 살았다는 三仙洞.
부촌이라는 성북동을 마주 보고 있지만 강북 중에서도 강북이요, 산 동네를 엎어가며 겨우 조금씩 난개발을 이어가는 동네다. 한마디로 넉넉한 동네는 아니라는 말이지. 내 사는 동네를 폄하할 필요는 없지만 사실은 사실이다.
이 동네에 길게 가로질러 성북천 개천이 흐르는데 얼마전 분수가 뿜어져나오는 청계천풍(?)으로 공사를 완료해 제법 보기는 그럴싸하다만, 가끔 악취가 올라오는 전형적인 클래시컬 개천이다. 근데 희한하게 이 천변에 초호화 명품 오디오를 취급하는 오디오 샵이 있다. '오디오 갤러리'가 바로 그 곳.
'황금 주둥이'라고 번역되는 골드문트는 물론이고 천만원대 이하를 찾기가 더 어려운 그런 제품만을 주로 취급하는 곳이다.
고급 샵이 많은 방배동이나 청담동 혹은 소위 강남 3구가 아닌 이런 곳에 샵을 열어둔 이유를 해외 유명 오디오 샵의 예를 들어가며 설명한 사장의 인터뷰 기사를 오디오 잡지를 통해 본 적은 있지만 내게는 이해가 안되는 설명이었다. - 오디오 갤러리 주변에 즐비한 '삼겹살 갤러리'며 '포장마차 갤러리'를 본다면 내 말을 이해하리라...ㅋ
아무튼 동네에 있는 곳이니 한 번 놀러가볼까 했다가도 눈만 버리고 거지 취급받을 것이 뻔하다고 포기한 적이 여러번이다.
근데 이 샵에서 작년에 직원이 연류된 사기 사건이 있었다. 벌써 여러 달인데 자꾸 기사화되는 걸 보니 아직 해결이 안되었나 보다. 기사에는 A오디오 샵으로 되어 있지만 뭐 알만한 오디오쟁이는 이미 다 아는 이야기이니 업소명을 밝힌들 잡혀가진 않겠지.
세상 이야기를 다 이해하며 살아야 하는 건 아니지만, 기사의 내용중 사기 당한 사람이 적극적으로 피해 신고를 안한다는 것 또한 이해하기 어렵다.
정작 부자들은 오디오를 안한다던데,
구린 돈으로 하는 사람도 있나 보다. - 에이, 사기를 당해도 싸다 싸!
[글 더하기]
오늘은 2024.6.24.
본문에 링크에 두었던 기사가 오래되어 연결이 끊어졌있어 당시 기사를 다소 소환하는 것으로 오늘의 글 더하기를 갈음한다.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명품 오디오를 판매하는 국내 유명 업체 직원이 수십억원대가 넘는 사기행각을 벌였지만, 대부분 부유층인 피해자들은 외부에 알려지기를 꺼려하며 속앓이만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해 12월, 오디오 매니아인 A씨는 서울에 위치한 한 유명 오디오 전문 업체에서 1,000만원이 넘는 오디오 제품을 주문했다. 오디오에 빠져든 이후로 이 업체와 거래를 한 지도 벌써 2년이 넘은 A씨는 평소처럼 전화로 제품을 주문하고 사장 명의 통장으로 돈을 입금했다. 하지만 3개월이 넘도록 물건이 오지 않아 알아본 결과, 이 업체에서 10년 가까이 일한 직원 B씨가 사장 명의의 가짜 통장으로 고객의 돈을 빼돌려 달아났다는 말만 듣게 됐다.
A씨처럼 피해를 본 사람은 무려 40명. 피해액은 업체 추산 63억원, 경찰 추산 15억원에 달한다. B씨는 자신이 일하는 업체의 고가 오디오에 모래를 부어 일부러 흠집을 낸 뒤 중고제품인 양 속여 판 뒤 자신의 계좌로 직접 돈을 부쳐달라고 부탁하는 수법으로 3년동안 회사 추산 60여억원을 챙겼다고, 업체측은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B씨는 “회사를 위한 일이었다”는 입장만 되풀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5억원을 횡령한 혐의에 대해선 일부 시인했다고 경찰 관계자는 말했다. 경찰은 "장부 자체가 허위였던데다가 사장 명의 통장 외에도 자신의 통장으로 직거래를 유도한 것도 있어 피해액이 더 클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 특성상 오디오 기기를 빨리 교체하고 중고매매도 활발한 편인데다가 거래계약서나 명세서를 따로 지급하지 않아 제기된 모든 혐의를 입증하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 피해자들이 잘 나서지 않아 수사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작 최소 1천 만원에서 많게는 억대에 이르는 사기를 당하고도 피해자들이 입을 다물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상당수는 의사, 사업가 등 부유층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디오 업계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3천만원을 사기 당하고도 '공부한 셈 치자'며 속앓이만 하고 있고 대부분 밖으로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2009-07-22 06:00 CBS사회부 유재연 기자>
저 사건의 결말이 어찌 끝났는지는 알 길이 없다.
어찌되었건 저 사단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동네 '오디오갤러리'는 건재히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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