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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하다 가랑이 찢기/오디오 음악감상

[2009.8.13.] 노느니 꼼지락거리기(3)-스피커 토우인 이야기

by 오늘의 알라딘 2024. 7. 26.

스피커가 정면을 바라보게 하는 것이 아니라 듣는 사람을 향해 안 쪽으로 조금씩 각을 주는 작업을 '토우인 toe-in'이라 한다.

토우인을 주면 스피커 유닛들이 청자를 향해 노려보는 상태가 되니 당연히 음상이라고 불리우는 '포커싱'이 좋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토우인의 정도에 따라서는 앞 뒤 공간감은 살아나는 반면 좌우의 무대감은 오히려 죽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포커싱이 살아 있는 소위 '스위트스폿'이 적은 경우에는 듣는 이의 위치가 사소하게 변경되어도 상당한 밸런스가 어그러진 소리가 나오게 된다. 따라서  스피커 한 조로 여러 명이 쭈욱 늘어서서 들어야 하는 대중적 공간에서는 적극적 토우인이 어렵다. 

또한 스피커 메이커에서도 모두 토우인을 권장하는 것도 아니다. 클립쉬혼이나 보스 일부 기종 처럼 디자인의 특수성 때문에 특별한 배치가 필요하거나 아이예 뒷 벽에 붙여 세팅하긴 권하는 탄노이, 네임, 린 등등의 영국 쪽 음색형 스피커는 토우인에 별 재미를 볼 수 없다. 덴마크의 달리 Dali 스피커의 경우는 아예 토우인을 '금지'하고 있다. 태생부터가 음장형이 아닌 '질감'에 호소하는 스피커들은 유닛의 '포커싱' 보다는'오히려 인클로져의 '울림'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스피커는 적절한 토우인을 추천하고 있으며, 내  금잔디 음향 칼라스 '아틀란티스'의  디자인 모티브를 제공했다고 생각하는-물론 나만의 생각^^-'윌슨 오디오'의 경우는 극단적인 토우인을 제안하고 있다.

'윌슨 오디오'가 제안하는 장문의 셋업 방법을 읽어 봤지만.... 어렵다. oTL

1. 뒷 벽의 영향권에서 벗어날만한 적절한 뒷 공간을 확보해 저음을 통제할 것. (좌우 벽도 마찬가지!)
2. 좌우 스피커간 거리를 1이라고 했을 때 스피커와 청자 간 거리는 1.1~1.25 사이를 유지할 것.
3. 적극적인 '토우인'을 통해 심도와 포커싱을 극대화 할 것.


...... 뭐 이정도다.

 

그중 1번은 판단 기준이 모호한 공자님 말씀 같은 것인 데다가 더 이상의 뒷 공간을 만들 여건도 안되니 통과. 

2번은 얼추 지금 상태로도 그 범위 안에 들기 때문에 통과.

3번이 문제이다. 지금도 약간의 각을 주고는 있으나 스피커의 안 쪽 벽들이 다 보일 정도로 벌어져 있는 상태. 한마디로 '소극적'인 토우인이다.  

토우인 전 배치. 시청 위치에서 보면 스피커 안 쪽면이 보이는 상태. 뭐 지극히 일반적 배치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나의 '아틀란티스'는 신품 구입 후  지난 2주간 하루에 5~6시간 정도로 에이징이 되어 있는 상태다.  아직 몸이 다 풀리기에는 한 참 남은 상태다. 구입 첫 날 보다는 저음이 단정해졌지만 아직 대음량에서 뭉침이 있었고,  중고음의 경우 약간 감기 걸린 사람처럼 뒤로 빠진 목소리에다가 저음에 비해 음량이 적었다.

다행히 매끄러운 합판의 표면 위에 스파이크 슈가 올려진 상태의 스피커라 조금만 힘을 줘도 스피커를 움직일 수 있다. 영차~ 소파의 시청 위치에서 스피커의 벽이 보이지 않고 완전히 전면 배플만  보일 정도로 '심하게' 각을 줬다.

이정도의 각이다. 한 20˚ 정도가 되겠다. 약간 과도한 면도 있어서 차차 더 조정할 생각이다. (토우인이 과도할 경우 무대가 좁아지는 것이 보통이므로 적절한 조절은 필수!)

와우!!!  '토우인'을 심하게 주고 난 후, 중역대의 소리가 거의 극적으로 변했다. 유닛에서 바로 쏟아지는 소리를 들어서 인지 모르겠으나 뒤로 빠졌던 중고역대 소리가 탄력적으로 들린다. TV 아나운서의 목소리도 코맹맹이 소리가 아니라 제대로 된 발성을 한다. 이제야 모니터적인 성향이 제대로 살아난다. 아! 이 깔끔한 소리~! 이제까지는 중고역을 조금 더 살려보기 위해 볼륨을 조금 더 과도하게 높여서 사용했었는데-그러다 보니 저음은 더 뭉쳤다-토우인 이후에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앰프밥을 좀 절약하게 생겼다.ㅋ

여기서 느낀 사실은 아틀란티스의 고음부 모듈, 특히 트위터의 경우 제법 '지향각'이 있다는 사실이다. 제대로 된 소리를 들으려면 수고스럽지만 좀 '각'을 잡아줘야 한다. 중고역이 살면서 밸런스가 좋아지고 그 덕에 더욱 음장감이 살아난다.  반면 저음부 우퍼는 토우인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다만, 스피커 뒷 벽이 정면을 바라보고 있을 때보다 양 쪽으로 더 에너지가 빠져나갈 공간을 주고 있으므로 현재 세팅에서는 손해 볼 구석은 없다는 판단이다.

뭐 오됴파일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내용이다. 또 실제 많은 세팅에서 토우인을 하고 있다. 하지만 폼만 낸 토우인이 아니라 줄자로 재가면서 센티미터 단위로 옮기며 들어보는 꼼꼼한 세팅의 노력을 해 본다면 생각지도 않은 소득이 있다.

특히 '아틀란티스' 사용자라면 적극인 토우인을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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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4.7.26.

 

스피커란 것이 원래 유닛의 진동으로 튀어나온 소리가 좌우의 조합으로 청자의 귀까지 어떤 경로(각도, 크기, 거리)를 두고 오게 하느냐의 역할이다. 따라서 경로에 들어가는 각종 변수의 조합에 따라 동일 스피커임에도 제법 다른 소리를 듣게 된다.

 

워낙 긴 글을 써놔서 더 달기는 어렵지만 요즘은 토우인 보다 청자와의 앞뒤 간격을 얼마나 벌리느냐가 더 중요하게 느끼는 중입니다.

 

바로 공간 때문인데 가로로 긴 아파트 거실이라 가뜩이나 앞뒤거리가 짧은데 대형기를 위한 적절한 거리 확보가 늘 어렵다. 불과 몇 센티만 벽으로 붙여도 소리가 달라진다. 다행히 스피커 뒷 공간을 이용하는 성향의 스피커는 아닌 것으로 보여서 조금씩 뒤로 밀면서 테스트하고 있는 게 요즘의 '꼼지락'이다.

 

더워서 뭔가를 더하기 짜증스럽지만 주변 청소하면서 스피커를 좀 움직여 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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