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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의 오늘

[2009.9.24.] 웬일인가 했더니 '핫 블로그'로 소개되었구나!

by 오늘의 알라딘 2024. 9. 9.

요 며칠 갑자기 블로그 방문자가 늘어나 이상하다 싶었다. 다루는 주제도 방만한 데다 잠시 마다 번잡스럽게 떠오르는 일상의 생각들을 적어가는 '개인' 블로그에 많은 사람이 찾을 일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블로그 '잡문가'를 자처하는 졸필을 보러 가끔 들러주시는 정말 맘의 여유가 넉넉한 분들이 하루에 300여 명은 고정적(?)으로 있었지만 이 숫자가 갑자기 다섯 배 이상으로 늘어나 버리니 여러 가지로 '부담'이 된다.

글이 외부로 지나치게 노출된다 함은 '개인'의 글을 넘어 '공공의 글'이 되기 십상이고 이게 잘못하다가는 필화에 휩쓸려 뭇매를 맞기 딱 좋아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쓴 사람과 읽는 사람 간의 소통의 문제로 인한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 덧글로 참여하는 사람들 간의 의견 충돌도 생각해 봐야 한다.  

뭔 일인가 싶어 알아보니 얼마 전 MP3를 다룬 포스팅이 '투데이 핫 블로그'로 이글루에 소개된 모양이다. 이러려면 글 올린 사람에게도 미리 말이라도 해주든가.ㅋ

뭐 하루짜리 반짝 게시였을 테니 며칠 찾아오다 그만둘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차라리 다행이다.

한 여름 소나기 같이 몰려왔다 삼베바지 방귀 빠져나가듯 없어지는 허망한 방문자들보다는 함께 글을 곱씹어 공감하고 의견을 나눌 그런 작고 따뜻한 블로그가 되고 싶으니깐.

이글루가 다 녹아내리도록 따뜻한.  


[글 더하기]

오늘은 2024.9.9.

 

처음엔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어 그 중 게시판 하나를 블로그 처럼 운영한 것이 20년 전 쯤이다. 이후 몇군데의  블로그 전문 업체를 거쳐 '이글루스'라는 곳에 꽤 오래 있었다. 얼음 벽돌을 쌓듯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이글루라는 이름도 마음에 들었다. 나중엔 SK 계열사가 인수하면서 이젠 정말 망할 걱정없이 글을 쌓아 둘 창고로 충분할 줄 알았다.

하지만 돈이 안 된다 싶으면 가차없이 매각하거나 철수하는 대기업의 습성을 간과했다. 작년 하반기 무심하게 폐업통지를 하고 겨우겨우 글꾸러미를 던져주고는 홀연히 이글루는 녹아버렸다. 그래서 옮겨온 곳이 이곳 티스토리다.

 

작년 11월부터 글의 이전 작업을 해 오고 있는데도 아직 2009년의 글들을 옮기는데 머물러 있다. 당시 며칠 반짝 엄청난 방문자가 있었는데 그 때를 소개한 글이 오늘의 본문이다.

 

그래도 이글루 시절엔 정말 블로그가, 글이 좋아서 열심히 찾아 읽고 나누고 댓글로 소통하던 그런 시절이었다. 티스토리에서 하나둘 구독다도 생기고 방문자 수도 있지만 영 느낌이 다르다. 마치 다단계를 하듯 나도 방문했으니 너도 방문하라는 식의 품앗이를 요구하는 방문자들일 뿐 정작 글의 내용에 대한 댓글은 이제껏 몇 개 못봤다. 

 

그래서 새로 결심한다. 이곳은 그저 나만의 글 놀이터일 뿐, 남들의 시선과 방문 따위는 개의치 않으리라. 그냥 하루치 오늘을 얹는 오늘의 내 작은 배설물 보관소다.

 

그러니 제발 복사해 붙이는 무의미한 댓글 좀 그만 다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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