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프 구매 때문에 한두 번 얼굴을 보고 그 후로도 온라인상에서 가끔 안부를 묻고 있는 분당의 오디오파일 'L님'이 지난주에 전화를 주었다.
내가 대구 출장 중이었을 때였는데, 얼른 'Tone'-판테온 Mk3제작업체-에 전화를 해보라는 말씀이었다.
자초지종을 듣고보니 Tone에서 신형 분리형 앰프를 만들면서 개발한 신기술을 '판테온 Mk3'에도 적용해 보니 놀라운 음질의 업그레이드가 되었다는 거다. 이번 업그레이드는 하드 와이어링의 회로 교체와 부품 일부를 교환하는데 무려 4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고난도 작업이란다. 펌웨어 업그레이드 정도에 익숙한 내게는 배선과 부품을 아예 교체하는 방식은 신선하다 못해 '축복'에 가까운 희소식이었다.
그러나 출장 후 서울로 돌아와서는 잠시 잊고 있었는데 '와싸다 게시판'에 L님이 직접 올리신 게시물을 보고는 부랴부랴 Tone에 전화를 드렸다. 내일 토요일 10시에 작업을 받기로 예약을 했다. 35Kg의 덩치를 들고 잠실까지 가야 하지만 그 쯤은 아무것도 아니다. 이런 거 하려고 헬스도 열심히 하는 것 아닌가?ㅋ
그래도 아직 공식적으로는 메이커에서 업그레이드 공지를 하지 않고 있는데 내가 미리 선수를 친 셈이다.^^ -아, 이 조급증..ㅠ
(아마 작업시간이 꽤 소요되는 관계로 판매 순서대로 따로 연락을 취해 실시한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낼이면 새로워진 소리결의 판테온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앰프를 새로 들이는 것 이상의 설렘이 있다.
요즘 유난히 소리가 좋아진 '아틀란티스'와 계절에 딱 어울리는 더 개선된 진공관 앰프의 새로운 어울림! 상상만 해도 미소가 번진다.
'판테온 Mk3'의 사용자가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지만 계시다면 바로 연락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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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4.9.12.
원래 최초의 본문에는 L님의 실명이 적혀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글을 옮겨오면서 이름을 지우고 L님으로 수정했다. 이름만 듣고 누구를 특정할 수 있을 정보가 없으니 그다지 실례가 아닐 거라 생각했는데 세상이 좁다.
어차피 남자들이 좋아할 만한 주제들이 비슷비슷하다보니 여기저기 동호회며 카페 등에서 다시 모이게 되고 같은 아이디를 사용하면서 프로필 아이콘이나 아이디만 보고도 누군가를 알 수 있게 됐다.
최근 자주 들락거린 네이버 카페 중 하나가 BMW동호회다. 꽤 많은 글을 쓰기도 했고 댓글을 통해 내가 도움 받은 만큼 도움을 주려고 했다. 그런데 그 사이 꽤 익숙한-독특해서 눈에 띈다-아이디를 봤다. 바로 L님. 역시 오디오에 관심이 있던 그가 자동차에도 나와 동일한 취향이었으며 결국 또 다른 공간에서 다시 만난 거다.
댓글놀이로 반갑게 인사를 하고나서 든 생각. 이런 식으로 어디서든 온라인상에서 우연히 만날 수 있다면 또 다른 누구도 그런 식으로 알아챌 꺼라 실례를 범할 가능성 여부와 상관없이 실명은 지우는 것이 맞겠구나.
대여섯 단계만 거치면 전세계 모두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본 오래전 방송 프로그램을 본 기억이 있다. 다소 MSG가 들어간 내용이었겠지만 그 후로 SNS의 무서운 발달과 확산으로 그 단계는 더 좁혀 들었을 거다.
길을 걷다 우연히 누군가는 마주친다는 것에 꽤나 큰 의미를 부여한 경우도 있었는데 이제는 세상이 너무 좁게 다닥다닥 붙어있다. 게다가 온라인상의 가상의 공간까지 말이다.
내 공간 거의 대부분을 뒤덮고 있는 CCTV는 물론이고 이젠 잘못하고 숨어 살기엔 주어진 공간이 없다.
그러니 잘하자. 적어도 평범히는 살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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