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홋! 어제 포스팅한 아래의 글이 나름의 입방아들에 올랐나 보다^^
해킹(탈옥)을 하는 여러 목적이 있겠지만 솔직히 크랙 어플을 사용해 보려는 욕심이 있었다는 것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단말기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며 감행한 일이기도 하니깐.
하지만 아래 글의 요지는 이번 펌웨어 업데이트로 인해 해킹툴이 무력화된다는 '정보' 자체를 모르는 상태에서 업데이트를 함으로써 단순히 크랙 어플 몇 개를 사용할 수 없는 정도 이상의 피해(?)도 입을 수 있다는 사실 정도는 알아야 한다는 것에 있다.
대다수의 관련 카페나 커뮤니티에서도 같은 취지의 공지글을 올리고 있다. 그러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업그레이드를 '절대 하지 말라'는 제목이 너무 자극적이었나? 조금 바꿔야겠다.
하지만 내 글이 남의 집에서 제 멋대로 까불려지는 것은 조금 아쉽다.
긴 말 필요 없다. 이번 아이팟(아이폰도 마찬가지) 펌웨어 업데이트를 하려면 절대 조심할 것! 딱히 나아지는 것은 하나도 없으면서 기존에 사용하던 해킹툴을 완전 무력화 시킨다.
얼마 전 딸아이용으로 마련해 준 아이팟터치(3G, 32GB)를 아이튠즈에 연결할 때마다 기존의 3.1.2 버전의 펌웨어를 3.1.3으로 업데이트하라고 '꼬시는' 메시지를 아무 생각 없이 수락했더니 이제는 정말 돌아오지 못할 길에 들어서 버렸다.
기존에 'Blackra1n' 등의 해킹툴로 '탈옥'을 해서 만든 '사용자 환경'과 어찌하다 보니 한꺼번에 뭉텅이로 설치되었던 200여 개의 애플리케이션이 함께 무력화되었다. (물론 전부가 크랙 된 어플은 아니지만, 하지만 상당수가 크랙어플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중에 몇 번이라도 사용해 본 어플은 채 5개가 되질 않는다. 그만큼 아이팟용 어플의 숫자에는 거품이 많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Blackra1n의 개발자 역시 이번 3.1.3 버전은 손댈 계획이 없다는 말을 선언한 이후로, 사용자 한 사람으로서 운신의 폭은 더욱 줄어들었다.
더 어이없는 상황은 나같이 신형 부트롬이 채용된 3세대의 경우에는 망할 놈(?)의 애플이 다운그레이드할 수 있는 방법도 원천 봉쇄해 놓은 것이다. 과거에 Cydia 서버에 3.1.2 상태로 백업을 해 놓은 경우에는 정말 실낱같은 다운그레이드의 길이 남아 있지만 내 경우엔 이마저 해당 없는 일이다. 귀찮기도 하고 쓸 일이 없을 것 같아 신경도 안 썼던 일인데 후회막심!
결국 누군가 용자가 나타나서 3.1.3. 버전의 해킹툴을 개발하지 않는 한 '순정' 상태로 지내야 한다.
해킹이 정당한 것은 아니나 폐쇄적인 어플 운영 환경과 더딘 한글화를 감안하면 돈 주고서라도 살 만한 프로그램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역시 현실이다. 또한 유료 어플을 공짜로 쓰는 수준 말고도-사실 이건 위에 말한 것과 같이 쓸만한 프로그램이 별로 없다는 현실에서 별로 관심이 없다-윈터보드 등을 활용해 나름의 사용자 환경으로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부여해서 그나마 애플에 정을 붙일 수 있는 '선기능'도 있었는데 그나마 이걸로 끝이다.
다시 말한다. 자신만의 '환경'을 이미 구축한 아이팟(폰)의 사용자라면 업데이트를 아무리 꼬시더라도 넘어가면 안 된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아이팟을 활용하기 위해 할 일은 다했다고 생각하고 며칠 동안 각종 커뮤니티 방문을 소홀히 했었는데 이게 화근이었다. 역시 지속적인 정보 습득의 노력이 없이는 한순간에 바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다.
지금 내 심정을 그림으로 표현하자면......
[글 더하기]
오늘은 2024.12.3.
애플계열에서 OS 최상위 권한을 획득하는 임의의 방법인 '탈옥'의 개념은 그전 옴니아 2 시절부터 안드로이드 계열에도 존재했다. 그때 당시에는 어떻게 불렀는지 모르겠지만 요즘은 루팅(Rooting)이란 단어로 공식 명명되어 시스템 권한을 확보하는 일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옴니아 시절의 루팅의 목적은 바로 아이폰의 아이콘을 흉내 낸 바탕화면을 꾸미기 위한 것이었다.
애플 OS의 폐쇄성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할 테니 이런저런 탈옥툴이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시스템에서 충분히 지원 가능한 것을 운영체계를 통해 통제하면서 적당한 시기에 마치 신기술이라도 발명한 것처럼 하나 둘 풀어주는 '잔기술'과 사용자들은 늘 우회적 탈옥 수단을 강구하는 법이니 말이다.
이런 잔기술은 이미 자동차 업계 특히 수입차들의 전유물이기도 했다. 차량 간에 동일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사용하다 보니 고가 차량과 그보다 아래 등급 간의 차이를 두거나 판매될 지역 시장의 규제 등을 회피할 목적으로 임의로 기능제한을 걸어두는 식으로 출시했고 사용자들은 애플의 탈옥이나 안드로이드의 루팅처럼 '코딩'이란 이름으로 시스템 설정 값들을 변경하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다. 물론 이 역시도 제작사가 허용해 주는 범위 내에서만 가능하다.
예를 들어 내가 모는 BMW는 모든 차량이 원격시동이 가능한 상태로 출시된다. 하지만 시스템에서 막아두고 있으며 40만 원이란 사용료를 지불해야 기능을 풀어주고 있다. 이건 코딩으로도 안 된다. 벤츠에서도 이런저런 기능을 막아 둔 후에 월 사용료를 받고 풀어주는 '구독형'으로 돈벌이를 하고 있다. 한마디로 이미 내장된 기능의 고가의 차량을 구입해 놓고도 그것을 사용하기 위해선 별도의 돈을 또 내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다.
이쯤 되면 과연 생산자와 소비자가 공생관계일까 하는 합리적 의문이 든다. 서로에게 이익을 구하는 적들은 아닌지? 하지만 인류의 급진적 기술혁명은 모두 전쟁 중에 일어났다. 몇 차례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근대와 현대를 가를 산업, 문화, 의료, 교육, 정치 전반의 퀀텀점프가 우리를 지금으로 이끌었다.
막는 사람과 그걸 뚫어 보려는 시도가 모여 결국 한 걸음씩 세상을 옮기는 중이니 혹시 지금 무언가에 빡쳐있는 상태라면 세상의 발전을 위해 숨어 노력하는 중이라 웃고 넘어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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