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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의 오늘

[2010.3.9.] 다시 돌아온 아침, 나의 글솜씨를 탓하다.

by 오늘의 알라딘 2024. 12. 6.

얼마 전 아이팟 탈옥과 관련한 포스팅으로 인해 홍역과 같았던 필화(筆禍)를 겪은 후 감정적으로는 블로그 폐쇄까지 치닫았다가 이제 좀 진정을 하고 돌아왔다.


아직까지는 글로만 소통하기엔 이 세상이 너무 편협하다는 것을 확인한 일화로 기억에 남겠지만 정작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 이외의 '바이어스'에 더욱 관심을 갖게 하는 '글솜씨'에 문제가 있었다.

뭐 지난 일이고 아이팟에 별 관심이 없는 분들은 이해조차 안 갈 일이지만 이해를 돕자면 마치 이런 상황과 비슷했다.



...... 운전 중에 너무 급한 나머지 '불법 U턴'을 하게 되었다. 마침 마주친 그다음 '교통 표지판'이 지도와는 다르게 틀린 방향으로 안내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래서 그 '교통 표지판'에 대한 정보를 알려 주려는 욕심-정말 선의에 의한 것이다-에 글을 올렸는데 의도와는 다르게 읽는 이들은 전부 '교통 표지판'에 대한 정보보다는 내가 '불법 U턴'을 한 사실에만 관심이 있었다. 그 이후 계속된 '불법U턴'에 대한 혐오에 찬 댓글과 관련 포스팅이 감나무 연 걸리 듯한 것은 자명하다 하겠다......



중앙선을 넘은 불법 U턴을 자랑하려던 것도 아니고 표지판을 세운 사람들의 공을 무시해서도 아닐 텐데 정보전달의 목적이 한 번 어긋나고부터는 그저 키보드 워리어들과의 말장난에 가까운 댓글잇기에 지나지 않았다.

먼저는 필요한 정보를 필요한 사람에게만 전달하지 못하는 개방형의 블로그 채널이 문제였다. 교통 표지판보다는 '도로교통법'에 관심이 더 많은 대중에게는 나의 '불법U턴'에 유독 더 눈이 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내 박약한 글솜씨에 있다. 

흔히 말하는 '스토리텔링' 방식의 글쓰기에 심취한 나머지 말하지 않아도 될 내용을 너무 장황이 설명한 탓이다. 주고자 하는 정보를 흐리는 부가적이고 수사적 표현들은 죄다 쓰레기일 수밖에 없으니깐. 결국 누구를 탓할 필요도 없이 나의 '가벼운' 글재주가 문제였다. 제길슨.


[글 더하기]

오늘은 2024.12.6.

 

본문은 그로부터 한 달 전에 쓴 글과 관련한 내용이다.

 

[2010.2.10.] 아이팟 펌웨어 업그레이드 조심하세요

호홋! 어제 포스팅한 아래의 글이 나름의 입방아들에 올랐나 보다^^해킹(탈옥)을 하는 여러 목적이 있겠지만 솔직히 크랙 어플을 사용해 보려는 욕심이 있었다는 것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그렇

aladdin-today.tistory.com

솔직히 이제는 기억도 잘 안나는 일인데 하려던 말보다는 그 앞의 사건에 사람들이 주목하면서 내용전달에 실패한 그런 경우였다.

 

그 후로 결심한 것이 있다면 글은 가급적 단문으로 쓰려고 한다. 하지만 잘 안 된다. 한국말의 태생이 끝까지 들어와야 알 정도로 뒤가 중요한 귀납적 언어다. 게다가 앞뒤 정황 설명 없이 하고 싶은 말만 바로 하다가는 오히려 그 이유와 목적이 모호해질 수 있어서다. 

 

실제 업무 중에는 결론부터 말하고 그 이유를 조목조목 이후에 설명하는걸 기본으로 배웠는데 사적 영역의 산문에서는 그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뭐 어차피 일기처럼 적어가는 내 블로그에서 누구의 눈치까지 봐 가며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좀 어폐가 있다. 하지만 불필요한 솔직함과 직설로 굳이 맘고생을 안 할 자신이 없을 바에야 키보드 끝을 조금 누그러뜨려야겠다.

 

게다가 시국이 시계를 40여 년 전으로 되돌린 듯한 계엄의 계절 아니던가. 역시 오늘도 제길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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