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 중인 금잔디음향의 플래그십 스피커 '아틀란티스'가 제작사 홈페이지를 통해 4 웨이로 업그레이드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직 튜닝의 여지가 남아있겠지만 무척이나 반가운 소식이었다.
사실 비슷한 콘셉트의 하위기종 '청공-2'와 그간 차별성을 찾기가 쉽지 않았는데 4 웨이로 완성된 아틀란티스라면 플래그십으로서의 자기 자리를 찾기에 충분할 것이다.
비가 흩뿌리며 황사가 밀려온다는 예보를 들으며 토요일 아침 제작사를 향해 집을 나섰다. 차로 불과 5분. 맘만 먹으면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거리인데 그간 팍팍한 생활에 쉽지 않았다. 스피콘 단자의 케이블 하나가 속 썩이는 것이 있어서 조정을 부탁드리고 자주 듣는 CD 한 장을 걸어 변화된 아틀란티스를 구경해 볼 생각이다.
늘 반가운 얼굴 김사장님의 환대 속에 녹차를 나누며 준비해 간 CD 한 장을 거의 온전히 다 들어 보았다. 업그레이드 이전의 아틀란티스가 함께 있었으면 비교하기에 더욱 좋았을 텐데 하는 (정말 큰) 아쉬움이 있었다.
일단 시청공간이 집과는 완전히-사용된 기기나 룸 환경 모두- 다른 환경이다 보니 이 소리의 차이가 업그레이드 스피커 때문인지 공간의 차이에 따른 것인지를 판단하기 어렵다. 특히 룸튜닝이 배제된 거실 환경에서만 듣다가 이런 시청실에서 만들어진 소리는 뭘 들어도 좋게 들리기 마련이다.
중음 모듈의 유닛 두 개 중 위에 것(위 사진 속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유닛)을 중고음 유닛으로 교체하여 '4 웨이'로 만드는 것이 이 번 업그레이드의 핵심이다.
특정 대역을 특정 유닛이 담당하게 하는 것이 효율적인 것은 당연하겠지만 대역 간 그리고 유닛 간 밸런스 맞추는 일과 이들 간의 중첩대역을 최소화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닐진대 그 시도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당연히 칭찬을 들을만하다.
바뀐 소리를 한마디로 말한다면 안정된 저역을 바탕으로 고역대가 제대로 풀려있다는 생각이다. 힘들이지 않고 고역대가 튀어나와서 처음 전원을 먹였을 때는 다소 산만하다는 생각까지 있었지만 일정 시간 이후론 매끄러운 고역이 재현된다. - 중간에 진공관 앰프로 변경해서 들었는데 이 때는 예리한 고역보다는 부드러운 고역으로 다소 성향이 변한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난 역시 진공관으로 편하게 듣는 후자가 맘에 든다.
고역의 대역이 넓어진 덕분에 중역대는 중역대 나름대로 편안한 재생의 여지가 가능해 보인다는 생각이다.
아직은 선반 위에서 튜닝과 길들이기가 계속되는 중이라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앞으로의 가능성이 지금보다 더 열려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 번 업그레이드를 반영하는 데는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필요해서 결심하는데 시간이 필요할 것 같지만 한 번은 꼭 경험해 보고 싶은 생각이다. 하지만 지금의 아틀란티스 역시 딱히 불만이 없는 소리결이니 조금은 더 이대로 지내도 괜찮을 듯.
[글 더하기]
오늘은 2024.12.10.
스피커에 있어서 웨이(Way)란 표현은 가청 주파수를 몇 개로 나누어 스피커가 재생하는 가를 의미한다. 사람도 모든 영역의 소리를 자유롭게 낼 수 없다 보니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와 같이 주력 영역을 정해 노래하기 마련이다. 스피커 유닛도 특수한 목적이 아니라면 각 음역대에 특화된 유닛을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고 이걸 몇 개로 나눌 것인가가 웨이를 결정하게 된다. 따라서 일반적으론 웨이의 숫자에 따른 스피커 유닛의 개수는 같거나 많다. 2 웨이는 결국 두 개 이상의 유닛이 필요하다.
2 웨이의 경우 고음역대외 저역대를 나누고 중역 대을 일부 겹쳐 유닛들이 담당하고 3 웨이는 당연히 고, 중, 저 음역대로 나누어 유닛들이 담당할 영역을 네트워크란 이름의 회로를 통해 결정하게 되는데 이게 예술의 영역이다.
웨이의 '4' 웨이 같이 숫자를 늘릴 경우 정교하게 4개 이상의 유닛들이 담당할 영역들을 정교하게 정할 수 있어 장점이 많아 보이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음색이 일치하는 유닛들을 선택하기도 어렵지만 음악이란 것이 다양한 음역대를 수시로 오가다 보니 이를 나누고 중첩으로 잇는 역할을 할 네트워크 설계에 어지간히 자신이 없는 한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게다가 유닛이 많이 필요해서 주로 대형기에서 시도되는데 아파트 같은 니어필드리스닝 환경에선 각각의 유닛에서 나는 도드라진 소리를 들을 가능성이 커서 쉽게 결정할 선택지가 아니다.
본문의 내용이 바로 보기 드문 4 웨이의 시도를 칼라스에서 하겠다는 것이고 그걸 내가 선택했다는 말이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모든 투자에 적용되는 진리의 덕목이다.
성공했냐고? 궁금하면 500원. 아마 곧 다음글이 준비될 것으로 보인다.
❤️ 수익을 위한 글을 쓰고 있지 않습니다. 공감하트/구독하시면 그저 조금 더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취미하다 가랑이 찢기 > 오디오 음악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0.3.28.] 오늘의 음반 - 정경화 Decca 데뷔 40주년 기념 (28) | 2024.12.13 |
---|---|
[2010.3.27.] 봄맞이 오디오 랙 정리 (33) | 2024.12.12 |
[2010.3.13] SACD는 포기한 봄맞이 소스 교체, 마크레빈슨 39L (32) | 2024.12.09 |
[2010.1.25] 오늘의 음반 -길 샤함, 세종 솔로이스츠 '하이든 바이올린 협주곡 & 멘델스존 현악 8중주' (28) | 2024.11.29 |
[2010.1.25.] 헤이리 '카메라타' 단상 (27) | 2024.1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