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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하다 가랑이 찢기/오디오 음악감상

[2005.12.1] Naxos 칭찬하기

by 오늘의 알라딘 2023. 11. 22.

지난 10월엔 클래식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해 볼 요량으로 책 몇 권을 섭렵했다. 

풍월당 사장인 박종호 님의 "나의 음악이야기"를 비롯해 음반평론가 허제의 글들을 함께 하며 그간의 컬렉션을 점검해 보고 앞으로 하나 둘 더 모아야 할 음반의 리스트들을 정리했다. 아직 들어보고 또 구입해야 할 음반이 너무나 많음을 다시 한번 느낀 것뿐 아니라 소개된 음반을 모두 구입하기엔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사실이 현실로 다가온다.

 

오늘 처음으로 NAXOS(낙소스)의 음반들을 배달받았다.  

 

백건우 연주의 프로코피에프와 강동석의 생상 바이올린 협주곡, 글라주노프의 첼로와 오케스트라 작품집들이다. 가격으로는 모두 5,000원대의 저가음반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나 같은 클래식 초심자들은 DG나 EMI 같은 굴지의 레이블과 차이를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초기의 녹음 상태가 극악한 몇몇 작품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모두 어느 정도 수준을 넘는 것이고 실력 있는 숨은 연주가의 작품들을 저렴한 가격에 즐기는 것은 당연히 장려해야 할 일이다.-지금은 최고이지만 백건우와 같은 연주자도 초기의 앨범은 결국 낙소스의 레이블이다. 그런 의미에서 낙소스! 칭찬받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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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3.11.22.

 

당시 종각역에 위치했던 본사에 근무할 때 쓴 글인가 보다. 그즈음 두 가지에 특히 몰두해 있었다. 
우연한 기회에 강사로 모셨던 당시 서울대 '유태우 박사'-지금은 오리온 과자 브랜드로 유명한 닥터유 그 양반이다-의 반식 다이어트 수강 이후 미친듯한 감량에 돌입해 결혼 이후 제일 저체중 상태로 복귀한 시절이었고, 그리고 집안 한쪽 벽을 음반으로 채우는 일에 집중했었다.

 

어차피 점심을 가볍게 하던 상태라, 점심시간마다 교보문고까지 걷는 것으로 운동을 대신하고 저렴한 샐러드 하나를 먹은 후 절약한 돈으로 Hot Tracks에 들러 음반 한 장을 골라오는 게 하루 일과였다. 그나마 교보가 클래식 음반 보유량이 많기도 했고 분류도 잘 되어있어서 한동안 내 놀이터 역할을 했었다. 특이한 것은 본문의 NAXOS 레이블이 별도 섹션으로 구분되어 있어서 선뜻 손이 나가기 어려운 고가 레이블 소속 연주자들의 초기 연주나 이제 막 뜨기 시작한 기대주 중심으로 음반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주어서 진주를 고르는 손 맛이 쏠쏠했다. 

 

교보에서 음반질하던 기억도 가물가물 한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그때 저 짓도 혼자서는 못했을 일이다.

 

지금은 회사의 임원이 되어 잘 나가는-블라디미르 호로비츠를 좋아했던-팀후배가 교보문고로의 그 길에 자주 동행했고 같이 살을 뺐으며 같이 음반을 집었다. 후에 그 친구가 분양해 준 LP 100여 장도 소중히 보관 중이다.

 

이젠 다시 혼자서 무언가를 하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돌아보면 뒤에서 묵묵히 지켜본 사람 덕에 지루함 없이 오늘을 사는 법이다.  오늘도 퇴근하면 못다 본 '독전 2'나 '껌딱지 아내'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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