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마니아보다는 음악 마니아가 되길 원하고, 적어도 둘 간의 균형을 맞추려면 기기와 음반에 투여된 비용이 동일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소장하고 있는 CD가 얼추 900여 장은 넘은 것 같으니 적어도 기기에 쏟은 가격만큼은 음반에도 고르게 투자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하나 둘 늘기 시작하는 CD의 보관이다. CD 800장 정도와 앞면은 슬라이딩으로 DVD를 넣을 수 있게 랙을 주문 제작해서 이걸 다 언제 채울 수 있을까 했었는데 지금은 분류하고 보관하는 것이 문제다. 작곡가별로 우선 그룹핑해서 정리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사이에 끼워 넣을 틈이 없다. 잘 듣지 않는 성악곡과 몇 장의 가요 및 재즈음반, 뉴에이지 연주곡들은 클래식에 자리를 내어주고 선반 옆쪽으로 아무렇게나 쌓아 올리고 있는데 이렇게 쌓인 CD만 100여 장이 넘는다.
게다가 자리를 찾지 못한 SACD음반과 자주 듣는 음반 30여 장은 따로 앰프 근처에 두고 있었는데 이 역시 거실 바닥으로 한 장 두 장 내려오기 시작한다.
적당한 랙을 구하는 것이 급선무인데 적당이 놓을 공간이 마땅치 않다. 서재의 책장을 짤 때 일부를 CD꽂이로 만들었으면 할 것을 지금은 후회가 된다. 누구 좋은 아이디어 없나?
사족 - 또한 DVD도 같은 상황이다. 300여장이 넘어가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보관 때문에 신규 구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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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3.12.1.
귀여운 고민을 하던 시절이었다. 그후로 몸집을 훨씬 불려 CD는 2천여 장이 되었고 DVD는 아예 책장 위로 올라갔다.
얼마되지 않아 다행히 세상이 바뀌어 TIDAL 같은 고음질 스트리밍서비스가 대세가 되면서 CD 구입은 멈추었고 DVD는 아예 유물이 되어 퇴출되는 바람에 더 이상의 음반 구입은 자연스럽게 멈췄다. 보관의 고민은 없어진 것.
지루한 시간이 필요한 리핑을 통해 그간 모은 음반 하나하나를 하드디스크의 데이터로 변환하는 과정 중에 있는데 이 역시 동일한 앨범이 스트리밍 서비스에 이미 있기 때문에 계속 서비스를 이용하기만 한다면 무의미한 행위라 계속해야 할지 고민일 뿐이다.
한때 경영학에선 Know How가 아니라 Know Where가 필요한 시대라 했었다. 세상의 온갖 기술과 지식을 스스로 갖고 있을 필요가 없으며 그저 필요할 때마다 어디에서 얻을 수 있을지, 누가 가지고 있는지를 알면 되는 세상으로 변했다는 의미였다.
오디오 쪽도 이젠 얼마나 음반을 쌓아두었나?로 자랑하던 시절에서 어디에서 얼마나 좋은 음질로 찾아들을까?로 화두가 옮겨갔다. 물론 일방적으로 듣게되는 라디오가 계속 존재할 것이며 지금의 LP가 다시 득세하듯 기존 레거시가 한순간에 소멸하는 것은 아니겠으나 재질 자체에 한계 수명이 존재하는 CD나 DVD는 언제 그랬냐는 듯 쉬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명제. 들을 음반은 많지만 들을 시간이 없다.
여기도 과잉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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