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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의 오늘

[2008.4.25] 생활 속의 우리 말-차림표의 김치찌게, 육계장, 떡볶기

by 오늘의 알라딘 2024. 1. 2.

식당에 '김치찌개'가 사라졌다?

음식점에 있는 차림표를 보면 잘못 표기된 이름이 많습니다. 그 대표주자가 ‘찌게’입니다. 돼지비계를 넣어서 그런지 심지어 ‘김치찌계’라고 써 놓은 곳도 있습니다. ‘찌게’나 '찌계‘는 맞춤법에 어긋나는 말로 ‘찌개’라고 해야 옳습니다.

보통 동사 어간에 접미사 ‘개’가 붙어서 만들어진 말로 ‘덮개(덮다+개)’, ‘깔개(깔다+개)’ 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찌개도 ‘찌다’라는 동사에 접미사가 붙어 만들어진 말일까요? 사실 찌개는 ‘찌다’라는 동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디히개’라는 말이 오랜 세월을 거쳐 변하며 정착된 것이죠. ‘디히개’의 변천사까지야 알 필요가 없겠지만, 앞으로는 ‘김치찌게’ 대신 ‘김치찌개’를 드시는 게 어떨까요.

 

육개장은 닭고기로 만들지 않는다.

더운 여름날 이열치열로 자주 먹는 육개장을 ‘육계장’으로 혼동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육개장을 보통은 소고기로 끓이지만 때에 따라 닭고기로 끓이기도 해서 그런 모양입니다. 그런 분들은 “육계장? 그거 고기 ‘육(肉)’자에 닭 ‘계(鷄)’자가 합쳐진 말이잖아” 하며 알고 있는 한자를 총동원합니다.

그럴듯한 추리이긴 하지만 아쉽게도 정답은 아닙니다. 육개장이 ‘개장’에서 비롯된 말이기 때문이지요. 개장이 뭔지 아시죠? 어떤 분들은 입에 담기도 싫어하는 그 말 개장국, 바로 보신탕을 말합니다. 옛날에는 삼복 때 몸을 보신하기 위해 일반 서민들이 개장국을 즐겨 먹었습니다. 훗날 개고기 대신 소고기를 사용하면서 ‘개장’ 앞에 ‘육’ 자가 붙게 된 것이지요.

 

떡볶기를 거쳐야 떡볶이가 된다

자, 그렇다면 우리들의 영원한 간식 떡볶이로 넘어가겠습니다. 떡뽁이ㆍ떡볶기ㆍ떡복기 등 한 가지 음식을 두고 아주 다양하게 부르고 있는 경우도 드물 것 같습니다. ‘떡볶이’는 떡에 고추장이나 간장을 넣고 볶는 음식입니다. 반면 ‘볶기’는 볶는 행위 자체를 말합니다. 말하자면 ‘떡볶기’는 커다란 나무 주걱을 휘휘 저으며 아줌마가 하는 일, ‘떡볶이’는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를 만큼 맛있는 간식, 이해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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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4.1.2.

 

모든 단어를 붙여쓰는 일본어와 모든 단어를 다 띄어 쓰는 알파벳 계통의 글자들이 부럽다가도 한자 투성이에 키보드도 엉터리인 일본어나 글씨와 발음이 따로 놀다 보니 모든 단어의 철차를 무식하게 외우는 수밖에 없는 영어가 아닌 '한글'을 쓰는 게 감사하다. 그러니 좋든 싫든 맞춤법과 띄어쓰기는 감내하고 살아야 한다.

 

그래서 영원한 숙제인 맞춤법과 띄어쓰기 관련해 훈장질하는 콘텐츠는 전부터 많이 있었다. 그중 자주 사용하는 식당 메뉴에 대한 올바른 표현법과 그 이유까지 잘 설명한 내용이라 옮겨왔었다.

 

자장면 짜장면 처럼 어찌 불러도 되는 경우가 아니라 다들 그리 쓰는 이유가 분명한 단어들이라 계속 우기고 쓴들 표준어로 바꿔줄 것 같지도 않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본문을 한번 다시 읽고 '표준적'인 사람이 되길 바란다.

 

오른쪽에서 시작해 왼쪽으로 글을 쓰거나 아직도 상형문자를 쓰는 것 같은 나라에 태어나지 않은 건 그나마 많이 축복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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