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사용하던 소니 바이오가 요즘 계속 문제였다. 40기가의 턱없이 빈약한 저장공간에 512MB로 구동되는 XP가 시원할리 없다. 센트리노 기반의 CPU가 대세인 요즘에 정말 보기 어려운 '펜티엄 3'으로 잘도 버틴 셈이긴 하다. 그러던 것이 최근에 점점 대용량이거나 高사양의 애플리케이션으로 작성된 프로그램들이 구동이 안되거나 너무 느리게 움직이는 게 계속되었다.
단순히 개인의 노트북인 경우라면 그냥 그냥 조금 더 참아볼 수도 있겠지만, 교육 진행용으로 사용하거나 교회에서 매주 다른 사람을 위해 사용하기엔 더 이상 무리다. 소니 바이오의 디자인은 여전히 멋있고 최근엔 가격도 많이 착해졌지만, 다른 디지털 장비와의 호환성이 부족하고-지나치게 소니 제품군에 친화되어 있는 사용환경-이젠 좀 지겹다. 삼성 SENS는 A/S를 감안할 때 끝까지 고민했던 비교대상이긴 했으나, 같은 사양에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고 디자인 역시 어딘가 2%가 부족하다. 결국 후지쓰, 도시바 등의 일본 계열이거나 HP, IBM 등의 미국계열-그래봐야 죄다 중국산이겠지만-중에서 고르는 수밖에 없게 되었고 그나마 1년간의 방문 A/S를 보장하고 최신 사양에 제법 디자인에 신경을 쓴 HP 파빌리온(DV2811 TX)으로 결정했다.
HP의 경우 비슷한 디자인과 사양의 기종이 Compaq의 이름으로도 출시되고 있다. 이미 알려진 바이지만 Compaq이 HP에 인수된 이후로 생산라인을 공유하고 있는 듯해 보인다. 도킹스테이션이나 이런 것들은 같은 기종을 사용하는 것이 그런 예이다.
HP의 경우 파빌리온 등의 별도 네이밍을 하고 있는 반면 Compaq은 HP Compaq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되고 있는데 같은 사양에서 파빌리온이 약간 더 비싸게 출시되고 있다. 마치 현대차와 기아차가 디자인과 플랫폼, 부품을 공유하고 있으면서도 현대차가 약간의 프리미엄을 갖고 생산되는 것과 정확히 같은 이치이다.
인텔 센트리오 기반의 코어 2 듀오 T8300 CPU는 현재 '펜린'이라는 이름으로 2.4 Ghz의 처리속도를 가지고 있다. 어차피 자고 새면 더 빠른 녀석이 이름을 달리해 세상에 나오겠지만, 디지털 장비는 구입시점에서 적당히 신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답이다. 동일 라인에서 250기가 이상의 하드디스크를 장착한 모델이 없어서 아쉬운 대로 160기가 사양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아쉬움이 있겠지만, 적당한 외장하드를 같이 운용하면 그럭저럭 쓸 만할 것이다. 별도의 그래픽보드로 128M의 그래픽 메모리를 갖고 있는 장점이 있는 노트북이지만 윈도비스타를 돌리긴 2기가의 메모리로는 다소 빈약해 보이는 탓에 추가금을 들여 3기가로 업그레이드를 단행했다. X86의 32비트 운영체계의 컴퓨터에선 4기가 메모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므로 3기가면 일단 충분할 것이다. 채용된 메모리는 중국에서 제조된 것이긴 하나 '삼성'의 DDR2 메모리다. 맘에 든다.
소니 바이오의 10.5인치의 갑갑함을 벗어나려고 선택한 14.1인치 와이드 모니터 탓에 무게가 거의 휴대 한계점인 2.5kg에 육박한다. 무겁다. 6 cell 구조의 배터리가 주는 무게감과 ODD내장형이니 기존에 가지고 있던 외장형의 서브 노트북인 소니 바이오와 비교하는 것은 반칙이긴 하겠지만 무겁다. 또한, 지나치게 고광택 소재를 사용하다 보니 보기엔 좋은데 지문이 쉽게 남고 작은 충격에도 흠집이 예상되는 것이 옥에 티라면 티겠다. 아참! 하나 더. LCD의 반사율이 심해 너무 번쩍거린다. 거울을 보고 있는 느낌이랄까? 눈이 쉽게 피곤하다.
하지만, 빠르고 강력하다. 아직도 호불호가 명확하지 않은 윈도 비스타-이것도 서비스팩을 설치한 이후 확실히 개선되었다-의 아기자기한 장점은 그만두고라도 최신 CPU와 3기가의 메모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구동력은 신뢰할 만하다. 부팅 없이도 MP3와 DVD를 즐길 수 있는 것도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여 적극적으로 노트북을 즐기려는 나에겐 중요한 이점이 있다. 아직 프로그램들도 제대로 세팅되어 있지 않아 종합적인 평가를 내리기에는 성급하진만, 적어도 앞으로 또 5년간 나의 디지털 라이프의 중요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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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4.1.10.
회사의 보안 처리된 메일이나 메신져 열람의 필요성 때문에 아직 스마트 폰은 갤럭시를 쓰고 있지만-그래서 애플워치도 사용하지 못한다-PC와 패드 쪽은 애플로 통일한 지 꽤 되었다. 아이맥과 맥북프로 그리고 아이패드를 그리 쓰고 있다.
지금도 완전하진 않지만 글을 올린 당시만 해도 정부 관련 웹페이지나 금융기관 서비스들이 죄다 윈도즈 기반으로 만 작동하다 보니 별도의 윈도즈 PC가 필요했다. 맥에 윈도즈 부팅이 가능하도록 영역을 나누어 설치를 하거나 페러럴즈 같은 가상 PC 프로그램을 쓰는 것도 방법이지만 결국 별도 윈도즈 프로그램 한 벌이 필요하니 따로 노트 PC하나를 갖추는 것이 유용했던 시절이었다. 게다가 여기저기 교육 출장을 다니던 시절이기도 해서 교육장의 프로젝터나 시스템 역시 죄다 애플과는 사교적이 아니었다.
값나가는 이런 물건은 보통 생일을 핑계로 교체를 하기 때문에 이 때도 5월 20일의 생일을 앞두고 구매 승인(?)이 있었을 것이다. 구닥다리 소니 바이오 미니 PC는 오디오 케이블을 연결해 푸바 2000 등으로 리핑한 음악을 듣는 용도로 버려버리고(?) 구입했던 기기였는데 그 후로 한 번 더 기변을 해 ASUS 게이밍 노트북을 오래 사용했다. 코로나 3년간 가끔은 재택근무를 했는데 회사 프로그램들이 애플 쪽은 일부러라도 거들떠도 안 보기 때문에 없었으면 큰 일이었을 거다.
세상의 방향은 그래도 스마트폰으로 모인다. 글이나 사진 편집을 위해 대화면을 필요로 하는 경우 아니면 일상의 필요에선 더 이상 PC를 열 일이 (거의) 없다. 폴더폰처럼 대화면의 스마트폰이 등장하기도 했고 그간 불편을 줬던 정부 기관들의 앱이나 금융기관들 역시 모바일 앱을 최우선해 개발한 데다 바이오 인증 등 오히려 PC보다 편리한 인증 구조로 편리하게 접근가능하다.
그러던 스마트폰 마저도 이제 개발의 정점에 다다른 느낌이다. 후속 모델이 나와도 2년마다-내 교체 루틴이었다-바꿔 쓰기엔 더 이상의 차별이나 특이점이 없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신구 기종간 차이를 구별하기 쉽지 않고 대부분 케이스로 덮여있으니 더욱 그렇다.
보통 이 정도로 시장이 성숙되면 뭔가 꼭 기발한 것이 튀어나왔다. 마치 준비하고 있었던 것처럼.
뭔가는 하나 들고 다녀야 할 텐데 그것이 스마트폰이 아닐 수 있을까? 아직은 도저히 상상이 안 되지만 우리 곁에 외계인은 늘 가까이 있으니 다음을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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