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출장길에 잠시 들렸던 곳이긴 하지만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관람시설 중 '워터월드'쇼가 기억에 남는다. 케빈코스트너 주연의 동명 영화를 쇼로 재현해서 그 방대한 스케일도 스케일이지만 물을 이용해 재미를 준다는 신선한 발상이 기발했다. 관객을 향해 물을 쏟아부어도 즐겁게 물을 맞아줄 수 있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 알았다.
국내에도 이를 벤치마킹한 쇼가 있다면 바로 에버랜드의 썸머 스플래쉬일 것이다. 요즘과 같이 마른장마로 인해 며칠을 '해변의 날씨'로 보내고 있는 때라면 문득 가보고 싶은 쇼이다. / 알라딘
어김없이 시작된 2008년 여름, 에버랜드가 시원한 여름 축제 '썸머 스플래쉬'를 선보인다. "물을 맞으면서 느끼는 재미"라는 逆 발상의 콘셉트로 2005년 6월 처음 시작된 썸머 스플래쉬 축제는 지난 3년간 큰 인기를 끌며, 여름 시즌 국내 테마파크의 대표 축제로 자리 잡았다.
6월 13일(금)부터 8월 31일(일)까지 총 80일간 진행되는 이번 축제는 낮에는 "놀라운 물속 세상" 밤에는 "쏟아지는 빛의 세상"이라는 콘셉트를 바탕으로 주간에 펼쳐지는 시원한 엔터테인먼트와 야간에 펼쳐지는 짜릿한 멀티미디어 쇼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특히, 올해 썸머 스플래쉬는 기존에 진행했던 단순한 물 축제에서 벗어나 '바다'라는 구체적인 테마를 배경으로 한 옥토 플레이 야드(Octo Play yard), 고래분수 등의 대형 조형물이 파크 곳에 꾸며진 것이 특징이다. 고객이 직접 참여해 시원한 물 축제를 즐기는 것은 기본, 마치 시원한 바닷속에 온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공간 디자인에 힘을 쏟았다.
최대의 볼거리인『스플래쉬 퍼레이드』는 물을 분사하는 특수장치 '워터캐논'을 총 24개로 늘려 더욱 강력해진 '물 분사 퍼레이드'를 선보이며 '라시언의 매직'이라는 신규 스토리를 도입하여 더 재미있고 시원한 예측불허의 장면을 연출할 예정이다.
또한 야간에는 빛, 속도, 맛으로 대표되는 『스플래쉬 나이트 Big3』를 선정하여 에버랜드를 찾는 손님들이 더욱 다양한 콘텐츠를 오랜 시간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였다. 선정된 스플래쉬 나이트 Big3는 'T익스프레스 야간탑승', '올림푸스 판타지', '홀랜드 빌리지 생맥주'이다.
스플래쉬 퍼레이드 (Splash Parade)
물 분사기 '워터캐논(Water Cannon)'이 24개로 늘어나 물 축제 분위기를 한 껏 살린다. 또한 주인공 '라시언'이 물을 이용한 마법을 부려 악당을 물리친다는 새로운 스토리로 중간중간 손님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물 분사' 장면도 선 보일 예정이다.
매 공연 시마다 84t(톤)의 물을 사용하는 "스플래쉬 퍼레이드"는 에버랜드가 최초로 선보인 엔터테인먼트로 '물을 튀기다'라는 의미의 'Splash'에 착안해 기획된 것. 사방으로 물을 분사하는 플로트가 6대나 등장하고 퍼레이드 속 공연단과 손님들이 서로에게 물총을 겨누며 물을 맞기도 하는 등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물은 피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바꿔 물을 맞으며 즐기자는 逆 발상의 엔터테인먼트 상품인 셈.
(일시 - 12:30, 15:20 매일 2회 / 장소 - 퍼레이드 동선, 스플래쉬 존)
올해 스플래쉬 퍼레이드에는 미니 워터 캐논 20개가 보강되어 더욱 시원한 축제를 만든다. 이 중 자동으로 물이 뿌려지는 방향이 조절되는 2대의 "무빙 워터 캐논(Moving Water Cannon)"이 다양한 방향으로 물줄기를 쏘아 더욱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옥토 플레이 야드 (Octo Play yard)와 고래 분수
"옥토 플레이 야드(Octo Play yard)"는 "바닷속 세상"이라는 디자인 콘셉트를 살려 5m 높이의 문어 조형물 아래 별도로 만들어 놓은 말미잘 모양의 어린이놀이터이다. 특히, 문어 다리와 입에서 분사되는 워터 스프레이를 통해 물 맞는 재미를 함께 느낄 수 있어 마치 바닷속에 온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매직랜드 존(zone)의 범퍼카 앞 쪽에 위치한 분수대에 새로 등장하는 "고래 분수"도 이색적이다. 총 5m의 높이의 고래 조형물 위에 고래의 친구, 꼬마 옥토가 올라타고 있는 형태로 꾸며지며, 등 위에서 물을 뿜어 분수대 모습도 연출할 예정이다.
스플래쉬 존 (Splash Zone)
축제 기간 中 에버랜드는 1,000평의 신규 테마 공간 "스플래쉬 존"(Splash Zone)을 오픈해 색다른 체험을 제공한다.
스플래쉬 존은 손님들이 앉아서 퍼레이드를 관람할 수 있는 워터 존 / 퍼레이드 플로트와 공연단원들이 물을 뿌리는 퍼레이드존 / 20m 상공에서 노즐을 이용해 물을 분사하는 스카이 존 3가지로 구분되는 데, 분사에 동원되는 물의 양만 80톤(t)에 이른다.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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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4.1.19.
태양의 서커스 'O쇼'도 물을 주제로 한 것이고 에버랜드 물놀이 퍼레이드도 그렇고 이런 식으로 물 콘셉트가 도화선이 된 여러 공연들이 있다.
오래전이지만 방송에서 워터밤 워터밤하는데 무슨 말인지 몰랐던 때가 있었다. 무식한 소리지만 얼핏 이해할 땐 립밤(Lip Balm)의 한 종류로 수분 함유량이 높은 제품의 하나로 생각했다. 실제 Water Bomb의 Bomb과 Lip Balm의 Balm이 묵음들이 있는 단어라 정확히 발음이 같은 '동음이의어'이기도 했다.
나중에 알아보니 워터밤은 15년부터 시작된 제법 역사도 있는 물 테마의 여름 음악 페스티벌이었다. K-Pop, 힙합, EDM을 주로 해서 작년 23년엔 국내 9개 도시 말고도 일본과 태국에서도 진행됐다. 역시 물을 주제로 한 'Underwater'를 발표한 권은비가 떡상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이런 물을 맞아가며 즐기는 음악 공연의 국내 역사는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바로 싸이의 'The 흠뻑쇼'.
여름 겨울에 두 번으로 나누어 밤샘공연으로 유명했던 '올나잇스탠드'의 여름 편에 물벼락 콘셉트를 더해 2011년부터 시작된 공연이었다. 13년부터 중간 5년간 쉬기도 했고 코로나가 절정이었던 해는 건너뛰기도 했으며 가뭄이 심한 해엔 물낭비를 한다는 비난과 함께 일부 도시의 실제 공연이 취소되기도 했다. 특히 코로나 끝물이었던 22년의 공연에는 물에 젖은 마스크 착용에 대한 중앙방역대책본부의 별도 지침이 있었을 정도로 관심이 있었다.
일 년 내내 여름 날씨인 캘리포니아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본문에서 쓴 것을 포함해 여러 해를 사이에 두고 두 번 방문한 경험이 있다. 한 번은 회사 출장의 자투리로 한 번은 가족여행이다 보니 동행한 사람들이 달라 같은 곳을 또 간 것이지만 몇 년 만의 방문이라 내심 여러 시설물이 변경됐으리란 기대가 있었다. 그런데 착각. 마치 어제 방문한 것처럼 모든 게 동일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워터월드' 역시 다른 어드밴쳐 시설물처럼 엄청난 제작비를 투자해 놓은 것이라 한번 세팅이 되면 여간해선 바꾸지 않는 것 같다. 공연을 맡은 배우들이야 수시로 변경되겠지만 몇 년을 두고 시나리오에 단 하나도 변경도 없었다. 최근 어느 방송국에서 요즘의 유니버설을 소개하는 걸 우연히 봤는데 예전과 똑같이 매일의 공연을 소화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무려 20년은 족히 되는 세월이다.
케빈코스트너의 워터월드가 영화로 개봉한 것이 1995년도이었으니 지금 유니버설을 찾는 아이들은 이 시설물의 기원을 모르는 경우가 태반일 것이다.
소량 다품종 생산이 화두가 된 시절도 된 적이 있지만 어차피 자주 올 고객이 아니라면 이런 식의 제대로 된 것 하나를 만들어 두고두고 진한 사골국을 끓이는 게 정답인데 맛깔난 아이템 찾기가 쉽지 않다.
역시 등장인물은 역시 매번 바뀌겠지만 토종 물테마 뮤직 페스티벌인 '워터밤'이나마 오래오래 살아남아 물총으로 사골국을 쏘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아직 한 겨울이지만 올해 24년 워터밤 일정이 나왔고 예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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