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한 달 가까이 무더위와 싸워가며 나름 계획하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집중한 기간이 짧으니 아직 성과를 논하긴 우습지만 확실히 어깨, 흉근, 이삼두 같이 상체를 중심으로 성과가 있어보여 여건이 허락하는 한 매일 조금씩이라도 몸만들기에 열심이다.
한 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그중 복근은 아무리 노력해도 쉽게 형태를 잡기 어렵다. 밥을 조금만 먹어도 위가 부풀어 올라 배가 나와 보이는 데다, 기본적인 복부 지방이 완벽히 걷어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복근을 드러내기 불가능하다. 그래서 운동을 위한 칼로리의 보충과 과잉 칼로리의 지방화 경계 사이에서 늘 줄다리기를 해야 하는 것이 요사이의 딜레마이다. 먹는 것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이다.
오늘 조간에 소개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대표 격인 수영의 펠프스와 육상의 볼트의 식단을 보면서 느끼는 것이 많다.
펠프스? 그는 과연 인간인가? 그 칼로리를 먹으면서도 체형을 유지한다는 것은 엄청난 초인적 훈련량을 의미한다. 분명히 금메달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이 친구, 볼트는 뭔가? 닭다리만으로도 금메달이 가능하다고 보여준 이 친구 역시 과연 사람인가?
요지경 세상이다.
땅 위에서 가장 빠른 우사인 볼트(22·자메이카)와 물속에서 가장 빠른 마이클 펠프스(23·미국)는 도대체 무엇을 먹을까? 각종 신기록을 세우고 있는 두 사람이지만 식단은 '극과 극'이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 8관왕의 진기록을 세운 '수영 황제' 펠프스. 그의 힘은 하루 12,000 Cal를 섭취하는 남다른 식단에서 나온다. 이는 보통 성인 남자의 1일 칼로리 적정 섭취량(2,500 Cal)의 5배나 된다.
키 193cm, 몸무게 91kg인 펠프스는 "먹고 자고 수영하고 … 이것이 하루 일과 전부"라고 말한 바 있다.
영국 가디언은 최근 펠프스의 하루 세끼 식단을 직접 먹어 본 존 헨리 기자의 체험기를 소개했다.
펠프스의 아침 식단은 오트밀죽 1㎏과 마요네즈 범벅 샌드위치 3개, 달걀 5개로 만든 오믈렛, 설탕 발린 프렌치토스트 3개. 초콜릿 칩 팬케이크 3조각, 커피 2잔. 이어 점심 식단은 파스타 0.5㎏, 햄치즈 샌드위치 2개, 스포츠 음료 4병이다.
저녁 식단은 더욱 놀랍다. 파스타 0.5㎏에 라지 사이즈 피자가 추가되고 스포츠 음료 4병을 더 마신다.
헨리 기자는 아침 식단을 절반도 먹지 못 했고 점심에 파스타를 몇 입 먹고는 이내 포기했다. 헨리 기자는 "아침 먹고 전화를 몇 통 하고 기사를 쓰려고 했더니 곧바로 점심이었다"며 "펠프스는 도대체 언제 수영 훈련을 하는 것일까" 하고 자문했다.
펠프스의 식단을 분석한 BBC는 영양학자 바바라 르윈의 말을 빌어 "운동선수들은 충분한 탄수화물을 섭취해야 한다"면서도 "오랫동안 위와 같은 식단을 먹게 되면 심장병 위험이 높아진다"며 일반인들이 따라 해서는 안 된다고 보도했다.
르윈은 펠프스가 계란 노른자를 피하고 샌드위치 빵을 곡물빵으로 대체하며 야채와 과일을 더 섭취할 것을 권했다.
100m, 200m 단거리에서 세계 신기록을 수립하고 400m까지 석권하겠다며 기염을 토하고 있는 볼트. 그 경이적인 기록에 '번개 볼트'라는 애칭을 얻었다.
키 196cm, 몸무게 86kg인 볼트는 펠프스와 거의 비슷한 체형이지만 식습관은 매우 다르다. 게다가 볼트는 시간만 나면 TV를 보려 하고 경기 당일까지 치킨 너겟만 먹어대는 게으른 생활 습관을 가지고 있다.
외신들이 보도한 볼트의 하루를 보면 오전 11시에 기상해서 치킨 너겟으로 점심을 때우고 TV를 좀 보다가 낮잠을 3시간 정도 잔다. 일어나면 또 치킨 너겟을 먹고 훈련을 하러 간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볼트의 신기록 행진을 위협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정크푸드 식단이라는 분석이 나왔다고 21일(현지시간) 전했다.
볼트는 "나의 에너지는 올림픽 선수촌 맥도널드의 치킨 너겟"이라고 말할 정도로 영양에 아예 무관심하다는 것. 펠프스가 몸무게 감량을 막으려고 음식을 과하게 먹는 식습관을 철저히 지키는 것과 비교된다.
그렇다면, 각종 기록, 훈련방법, 심지어 식단까지 펠프스와 비교되는 볼트의 심정은 어떨까?
"나는 '번개 볼트'예요. 8관왕이라니 펠프스는 정말 대단해요. 그러나 나는 트랙을 달리고 그는 물속을 헤엄치니 비교될 수는 없죠"
동아일보/ 우경임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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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4.1.30.
당시 올림픽이 막바지이다 보니 이런저런 스포츠 기사가 많았는데 막 웨이트에 몰두하던 시절이라 관심이 있었던 글이다.
웨이트 트레이닝의 7할 이상은 먹는 것에 달려있다고 과장스럽게 말들을 할 정도로 다이어트-살 뺀다는 의미가 아닌 식단이란 말이 더 맞겠지만-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벌크업 과정에서 먹는 것이 부족해 실패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래서 소위 선수급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어찌하나 귀동냥도 해보고 어쭙잖은 시도도 해 보지만 아무리 봐도 늘 3할에 해당하는 운동량의 부족으로 제자리걸음이다.
겉으로 보이는 비중은 '3'일지 모르지만 본질이 무엇인가에 성패가 갈린다. 사람의 몸도 같은 체중이지만 본질을 무엇으로 채웠느냐에 따라 강호동 같은 근육돼지가 되느냐 아니면 그저 그런 지방돼지가 되냐로 육질(?)이 갈린다.
그래서 뭐든 쉽게 숫자로 나타낼 수 없으며 그걸로 판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얼마를, 무엇을 먹고 있나? 가 아니라 왜 그리 먹나? 에 집중해야 하는데 목적과 수단의 앞뒤를 구별하는데 아직도 늘 어리숙하다.
오늘의 목적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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