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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하다 가랑이 찢기/오디오 음악감상

[2008.10.2] 오디오 도락(道樂) 입문, 다 읽고난 이야기

by 오늘의 알라딘 2024. 2. 20.

지난달 초에 가을맞이 책 한 권 소개 - '오디오 도락(道樂) 입문'이라는 제목의 글과 이어지는 내용이다.

정작 책을 읽지도 않은 채로 책을 소개한다고 한다고 글을 올렸으니 내가 봐도 좀 무리했다. 하지만 우리와 오디오의 사용환경이나 정서가 비슷한 동양인-일본인-이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오디오 관련한 글을 냈다는 것만으로도 적잖은 흥분으로 책을 구입한 터라 이해해 주셨기 바란다.

지난 9월 3일에 구입한 책을 이제서야 다 읽었다. 주력(?) 도서가 아니다 보니 그 사이에 다른 책 서너 권을 읽는 짬짬이 겨우 한 달 걸려 읽은 셈이다.  화장실이나 침대 머리맡에서 몇 페이지씩 읽은 것이니 당연하기도 하다.

이제까지의 오디오를 고르고 평가함에 있어서는 지극히 개인의 취향중에서 장르에 의존하는 것이 전부였다.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이 오디오시스템, 이 메이커가 좋고 팝에는 뭐, 재즈에는 뭐가 좋더라는 이런 식이었다.  대단히 보편적인 해석이고 타당해 보이지만 클래식을 혹은 여느 음악장르라도 조금만 아는 사람에게 라면 터무니없는 주장이다. 말러의 천인 교향곡과 피아노 소품 하나를 어찌 클래식이라는 하나의 범주에 놓고 추천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다음으로 그나마 진보한 오디오의 추천 방식이라 한다면, 악기를 중심으로 편성이나 종류에 근거한 추천이다. 소편성 실내악에는 어떤 스피커가 좋고, 이 앰프는 바이올린의 결을 살리는데 주효하고, 성악은 요 CDP로 돌리면 딱이라는 뭐 이런 식이다. 대부분 클래식이든 재즈이든 선호하는 악기구성이 있기 마련이므로 오디오질 좀 하는 사람들에겐 훨씬 설득력 있는 추천방식이다.

그런데 이 책. 정말 독특하고 기발한 오디오 추천방식을 소개하고 있다. 바로 작곡가 그것도 특정 작품을 기준으로 어울리는 오디오 기기들을 소개하는 방식이다. 정말 이상적이다. 내가 좋아하는 작곡가, 그것도 좋아하는 작품에 어울리는 오디오를 추천받을 수 있으니 얼마나 이상적인가?

하지만, 곧 그것이 크게 의미 없는 부질없는 소리라는 것을 안다. 세상에 한 작곡가의 한 작품만을 들을 수 있는 사람도 없을 것이고 작품별로 구미에 맞는 시스템을 들여놓을 수 있는 사람도 없으니 말이다.

그나마 골드문트 스피커를 사용하는 저자가 상대적으로 소박한(?) 기기들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다행스럽다고 할 것이고, 오디오에 무리하게 투자하기보다는 문화생활과의 균형을 제안하는 '도락'의 의미를 생각하게 해 준 것에 의미가 있다.

오래간만에 의욕적으로 구입한 오디오 도서이지만, 읽고 난 후의 다소간의 황망함은 숨길 수가 없다.


[글 더하기]

오늘은 2024.2.20.

 

이제까지 같은 책으로 두번의 글을 쓰진 않았는데 워낙 시간을 두고 읽다 보니-몰입감이 없었단 말이다-마무리 보고를 올린 글이었다.

 

첫 글은 여기에. 

 

[2008.9.3] 책 한권 소개 - 오디오 도락(道樂) 입문

오래간만에 오디오 관련 포스팅이다. 아침저녁으로 느껴지는 가을의 기운 탓인지 요즘은 오디오 못지않게 책 읽기에도 열중이다. 물론 그중에는 업무상 억지로 읽는 책도 있지만 짬짬이 읽는

aladdin-today.tistory.com

 

두번째 글을 다시 보니 첫 글 말미에 글 더하기로 썼던 요즘 생각과 동일한 것으로 봐선 오디오 마니아에게 책이 주는 느낌이 꾀나 명징했다.

 

'신선했으나 비현실적 접근'. 무슨 영화의 한 줄 비평 같지만 바로 이 느낌 그대로다.  

 

뭐 대단한 배움을 위한 책은 아니었으니 일본인들의 독특한 글쓰는 방식의 그 신선함을 느낀 것으로 족하다. 그런데 입문 다음의 '중급 혹은 고급'의 오디오 도락에 대한 언급이 없다.

 

다들 입문에서 비현실을 눈치챌 것이란 걸 예감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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