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요 며칠 봄날 못지않게 포근하다.
주말엔 교회 대청소도 예정되어 있다. 다른 일정을 잡기에 어려움이 있어 오디오의 단자들이나 청소할 생각이다.
사실 오디오의 음성신호를 만들어 내고 스피커를 통해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작 그 신호들을 옮겨주는 역할을 하는 케이블이나 단자들에는 무심한 경우가 많다. 나 역시 오디오 뒷면의 단자들은 중고로 물건을 넘길 때라야 겨우 손질해서 내보는 경우가 전부이니 참으로 무심했다.
특히 지금 사용 중인 스피커 케이블의 경우 터미네이션이 '순은' 단자로 되어 있어서 얼마 전 스피커 교체를 위해 단자를 보니 검게 변색되어 있었다.
은 제품은 공기중의 황 성분과 결합하여 변색이 일어나므로 태생적으로 막지 못한다. 할 수 없는 노릇이지만 구입할 때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은선의 케이블 특성을 위해 단자까지 순은을 고집했던 것이니 단자의 '변색'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시중에는 은 세척액이 여럿 나와 있지만, 모두 최종적으로는 흐르는 물에 세척을 해줘야 하는 것들이라 오디오 용으로는 적절치 못하다. 케이블을 물에 담가둘 수는 없으니... 결국 치약 형태의 크림제 타입을 찾아야 하는건가?
케이블 업체에서도 은의 변색은 '음질'과는 별 상관이 없다며 딱히 뾰족한 답을 주지 못하는데, 누구 시원한 해결책이 없을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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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09.2.6
사무실이 종로에 있다 보니 퇴근하는 길에 종로바닥에 널려(?) 있는 금은방을 찾았다. 뭐 귀금속을 구입할 일은 없었지만 어제 말한 대로 스피커 케이블 은단자의 변색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는 길이다.
은 세척액을 하나 구했다. 불과 2,000원이면 살 수 있는 이 용제가 과연 효과가 있을까? 갈색 용기에 스티커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 미덥지 못한 이 약품을 반신반의하며 집에 돌아오자마자 작업을 시작했다.
바인딩포스트에 삽입되어 있어서 공기와 마찰이 없었던 부분은 양호한데, 공기 중에 노출되었던 단자의 절반의 부분은 보시는 바와 같이 검게 변색이 되어있다. (똑딱이 카메라이다 보니 자꾸만 초점이 뒤의 스피커 바닥 쪽에 맞아서 개판이다)
그다음 작업으로는 용기를 열어 스티커에 표시된 대로 불과 10초 정도만 용액에 담가둔 다음 흐르는 수돗물에 헹구어주면 끝! 연기가 모락모락 날 것 같은 위험해(?) 보이는 작업일 것 같지만 그런 일은 없다.
케이블을 통째로 들어다 흐르는 물에 담글 수 없으니 물을 조금 받아다가 단자 부분만 씻어서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없애는 방식을 사용했다. 암튼 은단자 세척이 시간 걸릴 일은 아니라는 말이다.
효과가 어떻냐고? 혹시 은단자 변색으로 고민하는 분이라면 한 번쯤 반드시 해보시라 추천드린다.
음질의 변화로 까지 느껴지기엔 내공이 부족하지만 반짝거리는 단자를 사용한다는 시각적 즐거움 만으로도 효과는 만족스럽다.
은 단자이니 어차피 또 변색이 시작되겠지만 6개월에 한 번 정도 날을 잡아 작업한다면 그리 번거롭지 않으면서도 최고 상태의 단자를 만날 것 같다. 나름 메이커의 은 귀금속 제품을 구입해도 세척 시에는 따로 상당한 비용을 청구받게 되는데, 단 한 번만 쓰고 버리더라도 2,000원의 값어치는 충분하다. 다만, 단자에 화학적 작용을 유도한 것이므로 케이그 접점 부활제 같은 보호제(?)를 한 번 더 코팅해 준다면 더 좋은 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다.
다행히 은 단자 이외의 케이블 부분에는 화학적으로 반응하지 않아 안전해 보인다. 택배비가 더 나오겠지만 은세척액은 인터넷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 추가 (2009.5.26)
'은'의 경우 산화되면서 변색이 되고 '산화은'이 된다. 이 '산화은'은 보기에는 좋지 않지만 비로소 완전도체가 된다고 하니 결론적으로 은의 산화는 음질적으로는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 산화구리와는 다른 이야기이다. 따라서 은세척의 경우 철저히 시각적 목적임을 바로잡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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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4.3.11.
원래는 이틀에 걸쳐 썼던 글인데 연결된 내용이라 묶어서 하나의 본문으로 올렸다.
중국 인터넷 쇼핑몰 알리 익스프레스가 오랜 기간 시장점유율을 넓히다가 최근엔 아예 국내 물류센터를 이용해 신선식품류에까지 손을 대더니 최근엔 신생 '테무'의 기세가 무섭다. 뭐 아직 상품의 구색도 가격도 알리에 비해 밀린다곤 하지만 이것저것 할인쿠폰을 이용한 공격적 마케팅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나도 테무의 쿠폰에 혹해 몇 가지 주문해 봤는데 역시 그 가격에 어울리는 대륙의 품질 딱 그 수준이다. 하지만 알리가 처음 등장했을 때 주문한 걸 까먹을만한 때에 도착하는 엄청나게 느린 배송에 혀를 내둘렀다면 테무는 늦어도 일주일이면 도착하니 이 부분은 충분히 만족스럽다.
그중 최근 주문한 초음파세척기가 도착했다.
7천 원 정도 하는 가격인데 안경점이나 귀금속점에서 안경, 장신구류들의 세척을 하는 데 사용하는 물건이다. 스위치를 넣으면 수면에 특이한 무늬가 생기며 초음파가 발생하는 장치인데 세척 후 닦아낼 헝겊이 부실해서 그런지 기대보단 세척 효과가 별로다.
치과 스케일링과 마찬가지로 일종의 음파칫솔의 원리로 세척을 하는 것인데 본문을 다시 읽다 보니 혹시 오디오 단자 등의 청소에도 사용될 수 있을까? 하는 아이디어가 떠 올랐다.
하지만 초음파로 닦아낼 생각보단 놀리지 않고 자주 전기를 넣어주는 게 더 효과적인 관리일 텐데 뭔가 늘 앞뒤가 뒤바뀐 느낌이다.
뒤바뀌지 않는 진실하나. 오늘은 월요일이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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