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하은이가 학교에서 상장을 하나 받아왔다. 벌써 칭찬했어야 하는 일인데, 늦었다.
요즘은 초등학생들에게 학업 성적을 가지고 상장을 주거나 하지는 않는다. 다만 예능활동, 예를 들면 사생대회나 웅변-요샌 웅변이라는 촌스런 표현보다는 '나의 주장' 뭐 이런 걸로 바꾸어 부르나 보다-이나 글짓기 등등의 우수자들에 대해서만 따로 시상을 한다.
저학년 때부터 제법 많은 상을 받아왔지만 고학년이 될수록 참여하게 되는 대회나 받을 상에도 소원해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러던 차에 작년 그리기 동상, '나의 주장' 장려상에 이어 올 해는 '글짓기' 부문에서 은상을 받았다.
여러 가지 주제 중 '흡연의 폐해'에 대한 내용의 글이었다는데, 얼마 전 폐암으로 세상을 떠나신 할아버지에 대한 감정이 잘 녹아나 있었으리라 상상해 본다. (왜 원고는 다시 돌려주지 않나 모르겠다. 궁금해 죽겠는데...ㅠ.ㅠ)
소위 '국영수'와는 동떨어져 있지만 책 읽기와 글쓰기, 그리기, 음악 등 등에 재능을 보이는 아이가 난 좋다.
결국 엄마, 아빠를 닮을 뿐이니깐.
수고했다 내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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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4.4.9.
저 종이쪼가리 한 장이 뭐라고 표창장을 위조했다며 감옥까지 보내는 세상이 됐다. 큰 비용 없이도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고 사기를 북돋는 정도로 용도가 그쳐야 하는데 이것도 잘난 스펙의 한 줄이라며 우기는 사람이 많아진 이유겠지.
어찌 되었건 누군가-특히 선생님이나 공공의 권력-로부터 칭찬받는 일은 꽤 좋은 일이고 때로는 몰랐던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나 역시 중학교 2학년 때 국어선생님이 생각난다. 숙제로 제출했던 수필을 친구들 앞에서 일으켜 세워 낭독을 시키고 과한 칭찬을 해 주셨다. 그 후로 실제 재능과는 상관없이 글 쓰는 것에 적당한 자신감과 함께 재미가 생겼고 그게 오늘에 이르렀다. 보고서 쓰는 걸 업으로 살았던 세월은 빼고.
얼마 전 딸아이가 기도문을 잘 썼다며 교회 사람들이 칭찬했다는 말을 들었다. 아이의 절반은 내게서 유전되었을 텐데 싫지 않은 평가다. 직접 아이가 들었으면 또 다른 기회가 되었을지도 모르는데 건너 건너라도 전해져 어린 시절 글짓기 은상이후로 새로운 자양분이 되어 더 좋은 글들이 남겨지길 응원한다.
칭찬은 고래만이 아니라 붓도 춤추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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