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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하다 가랑이 찢기/오디오 음악감상

[2009.4.30.] OPUS Signature 파워앰프 일주일 간단 사용기

by 오늘의 알라딘 2024. 4. 17.

지난주 금요일 비 속을 뚫고 OPUS Signature (이하 오퍼스) 파워 앰프를 들인 지 오늘로 거의 일주일이 되어 간다.

에이징의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하루에 한 두 시간도 안 되는 시간을 전기를 먹였을 뿐이니 아직 제대로 몸이 풀린 상태라 하기엔 턱 없이 짧은 기간이 지났을 뿐이다.

그러니 지금 아러쿵 저러쿵 말하는 것 자체가 제대로가 아닐 가능성이 높으며 얼마지 않아 다른 평가를 쓸 여지가 많다.

게다가 앞의 블로깅에도 밝혔지만 프리와 파워가 모두 동시에 바뀌게 된 경우로 이 소리가 프리의 변화인지 파워의 변화인지 알아챌 수가 없다. 정확히는 OPUS의 능력을 평가하기보다는 새로 들인 마크레빈슨과의 매칭을 평가한다는 것이 도리어 정확한 표현이겠다. 

오퍼스의 성능은 일단 '8옴에 300W 출력'이라는 한 마디로 거의 대변된다. 
(내 스피커는 4옴 구동 스피커이다.  그러니 '파워의 부족'이런 말은 당췌 해당이 없어지는 순간이다)

출력이 구동력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럭스만 A급 앰프에서나 진공관 앰프의 시청에서 경험한 바 있지만 적어도 스피커를 장악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는 없다.

그 덕에 저음이 벙벙하다는 느낌이 전혀 없어지고  단단해지고 스피디해졌다.  반면 저음 영역의 배음이 함께 줄어서 풍성하다는 느낌도 같이 줄었다. 하지만 확실히 음악이 깔끔해져서 소너스파베르의 다소 밝은 성향에 비해 저음부는 다소 뭉술하다는 이제까지의 느낌을 일거에 없애버리고 '똑소리'난다는 이미지까지 얻게 해 주는 효과가 있다. 소너스파베르는 해상도보다는 독특한 음악성의 전통적인 스피커인데 이제 해상도를 갖춘 현대적 스피커 쪽으로 한걸음 옮겨진 인상이다.

※ 소너스파베르가 보통 고능률 스피커이므로 앰프의 낯을 많이 가리지는 않지만 분명한 것은 적당히 구동력이 있는 놈과 짝을 해줘야 제 역할을 해내는 것으로 생각한다. 자사의 '뮤지카'와 같은 50W 내외의 앰프로도 충분하다고 하지만 내 생각과는 다르다. 구동력에 자신없는 TR앰프를 불릴 바에야 진공관 앰프나 순 A급 앰프가 소리의 결을 살려내는데 더 적절할듯싶다. 수입원의 말도 PASS 정도의 실력 있는 앰프와 짝이 맞다고 하니 참고하기 바란다.

소너스파베르의 자사 스피커 테스용으로도 사용한다는 50W급 'Musica' 인티앰프(빌려온 사진).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앞서 사용한 몇 몇 사용자들의 리뷰에는 오퍼스가 질감이 있는 앰프라는 표현이 있는데 내 생각은 질감은 물론이고 도리어 음장형 앰프로 불러야 할 듯싶다.  물론 날이 서 있지만 피곤하지 않은 현의 유려한 음색이 가히 일품이지만, 이건 스피커의 몫으로 남겨두자. 도리어 앰프의 공으로 돌리고 싶은 부분은 음역 간 밸런스가 좋아지고 악기 자체의 정확한 음성 표현과 무대 위치를 그려내주는데 정교하다는 점이다. 

특히 아랫도리를 적당히 타이트하게 잡아주니 중역대(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살면서 무대의 주인공이 누구인지가 명확해지고 한 마디로 악보를 또박 또박 읽어 내려가는 명징함이 있다. 이게 과하면 도리어 자칫 음악성을 해칠 수도 있겠다 싶은 인상이 있었지만, 며칠 동안 에이징을 거듭해 갈수록 나의 기우임에 가까워지고 있다. 스피커만큼은 아니겠지만, 역시 앰프도 에이징이 필요하다!

확실한 것은 다소 바랜듯한 빈티지 성향의 음색하고는 분명히 선을 긋는 해상력 중심의 지극히 현대적인 하이엔드 성향의 앰프이다.  바로 지난 아이어 쇼에서 들었던 다소 타격감 있는 예리한 음악이 지금 우리 집 거실에 와 있다.   

앞으로 앰프가 더욱 익어 가면서 어떤 음색으로 성숙해갈지 기대가 된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것이 오퍼스의 음색인지 자신이 없다. 마크레빈슨의 소리일 가능성이 더 많기 때문이다.  혹시 다른 프리를 빌려서라도 테스트해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결론적으로 소너스파베르와 소닉크래프트. 이 두 '소氏'가문의 어울림이 몹시 흡족스럽다.^^

※ 사족 -
국내에 오디오를 제대로 알고 제작하는 업체는 정말 한 손으로 꼽을 정도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에이프릴 뮤직, AI사운드, 사운드포럼 정도? 그 중에 하나가 소닉크래프트이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이 소닉의 마케팅 역량이 정말 기기의 능력에 비해서도 국내 경쟁 업체에 비해서도 너무 왜소한 것이다. 적어도 홈페이지 관리만이라도 적극적으로 해도 좋으련만, 신제품 공동제작 소식을 온라인 회원에게 동시 메일링하기에도 버거운 너무 열악한 인력구조인가 보다. 마치 공동제작 전문 사이트처럼 운영되는 것이 현실이다.

신제품 공동구매 때에만 잠깐 소란스럽다 이내 조용해져버리니 소닉을 사랑하는 사용자라면 자주 방문이라도 해야 한다. 블로깅했던 거친 글을 소닉 오퍼스 게시판에도 올렸다. 좀 이야기들이 북적였으면 하는 심정에서.

겨우 파워앰프 하나 들인 주제에 소닉에 대한 다정도 '病'인양 싶다.


[글 더하기]

오늘은 2024.4.17.

 

앞선 글에 이어지는 글이다.

 

[2009.4.24] 소닉크래프트 OPUS Signature 박스 개봉기

인티앰프가 팔려나간지 벌써 보름이 지났다. 마크레빈슨 프리가 혼자 전기만 먹고 있다가 오늘에서야 새로운 파워가 오토바이 퀵을 통해 오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으니 조급증이 심한 내가 이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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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후의 기억으론 얼마 사용한것 같지 않아서 이어지는 글이 있었을까? 했는데 오늘 찾았다.
본문의 글은 저리 칭찬을 해 놓고도 내친 것을 두고 스스로 변론하고 싶었는지 어제 올렸던 글 같은 어쭙잖은 변론을 먼저 늘어놓았던 것 같다. 

 

[2009.4.28] 오디오파일 변론 - 왜 바꿈질을 할 까?

결론적으로 새것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다. 늘 같은 물건에 대해 싫증을 느끼는 정도가 사람에 따라 사뭇 다르겠지만 뭔가 색다른 것에 대한 호기심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결국 선악과의 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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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론 위의 두개 글의 순서가 바뀐 것이지만 오디오질에서의 바꿈질은 무한참조의 영역이라 순서 따위는 큰 상관이 없다. 그저 오늘은 어디에 천착해 있는지와 오디오에서 영 멀리 떠나지 않았는지만 중요하다.

 

이런저런 사연으로 이젠 바꿈질에도 시큰둥해진 마당에 이르러 보니 '오디오보다는 음악에 집중하라'는 훈수질이 그저 흘려들을 소리가 아니었음을 자꾸 깨닫는다.

 

이젠 소리가 아니라 음악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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