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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하다 가랑이 찢기/오디오 음악감상

[2009.7.8.] 오늘의 음반- 편안한 첼로, 성지송의 Light of Mind

by 오늘의 알라딘 2024. 6. 5.

습기를 가득 머금은 날이 덥다. 라스베이거스의 땡볕보다 온도는 낮을지 모르지만 잠시 걸어도 땀이 차오르게 만드는 오히려 더운 날이다.

요즘 구입하는 CD의 절반 정도는 자의든 타의든 첼로 곡인데 이런 더운 날엔 그리 어울린다 보기 어렵다. 심각한 클래식 첼로 독주는 가을밤의 정취에나 맞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여름날을 나기에는 귀에 익숙하게 편곡된 말랑한 곡이어야 한다.   

성지송.

낯선 이름이다. Eterno Ji Song이로 표시된 로마자 이름만으로는 그가 어떤 배경을 갖은 첼리스트인지 가늠하기 더욱 어렵다. 하지만 드라마 '스타의 연인', '내 이름은 김삼순', '식객', '달콤한 인생', 영화 '식객', '천군' 등 다수의 OST에도 참여했다는 것만으로도 능력을 갖고 있는 뮤지션인 것은 분명하다. 

Light of Mind

Amazing Grace, You raise me up 등의 익숙한 두 곡을 제외하고는 그녀의 이 번 첫 앨범의 상당 부분이 직접 작곡한 곡들로 다양한 악기와 함께 버무려져 있다.   

탱고풍의 곡도 있고, 느린 발라드도 있고..... 중요한 것은 모두 듣기 편하다는 것, 그리고 첼로의 강한 저음만으로 곡 전반을 압도하려는 시도를 버린 것이 인상적이다. 아름드리나무들 사이에 조용히 기대어 서 있는 첼로가 있는 앨범 재킷사진 역시 그래서 다가오는 의미가 깊다.

첼로 앨범이지만 첼로 앨범이 아닌 그래서 매력적인 음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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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4.6.5.

 

본문에 소개한 앨범은 그녀의 첫 앨범이자 또 내가 소장하고 있는 유일한 것이기도 하다.

 

학업도중 불의의 교통사고로 정통 클래식 주자라기보다는 주로 가수들의 세션 연주나 이런저런 봉사활동 연주회와 같은 작지만 대중에게 더 친숙한 작은 연주의 자리에 서길 택한 첼리스트다.

전공을 했다고 모두 전공을 살리며 사는 것도 아니고 모두가 다 예술의 전당에 서는 것이 아니니 오히려 자신만의 목표에 충실히 음악의 길에 서고 걷는 것으로 칭찬할 만하다. 그래서 비록 많지 않은 그녀의 디스코그래피나 레퍼토리에 대중가요가 많은 것도 참으로 호감이다.

 

틀림없이 그녀의 이름을 오늘 처음 듣는 사람도 있겠지.

 

모두 다 알 필요가 없는 길을 걷는 그녀지만 오늘 몇 명은 그녀를 더 알아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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