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무렵 또다시 비가 흩뿌린다. 시원하다.
그래, 가끔은 이렇게 울어야 편해지는 때가 있는 거지.
참을 수 없게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하고 커피 한 잔을 내려 마시면서
하지메 미조구지가 첼로로 울어대는 'Tears'를 틀어 놓는다.
한 참을 그저 진공관 앰프의 옅은 열기에 넋을 잃고 바라본다.
제 몸을 불태워 대신 울어주는 네 녀석 덕에 오늘은 내가 울지 않는다.
바이킹 꼬맹이들은 오늘의 시름을 아는지 모르는지.
하루 내 그 긴 입맞춤이 마냥 부러운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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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4.6.28.
글을 날짜로 볼 때 장마는 끝났을 것 같은데 제법 늦은 비에 또 한 번 감성에 취했었나 보다.
늦은 밤 낮은 조명 아래서 보고 듣는 진공관은 확실히 숨은 감수성을 끄집어내는 데 효능감이 있다.
글을 쓸 때, 아무 생각에서도 벗어나고 싶을 때, 무언가를 마실 때.
집안 조명을 다 전구색으로 바꿔 분위기를 돋우었다면 이제 마지막 진공관 앰프로 점을 찍자.
그러면 정말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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