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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하다 가랑이 찢기/오디오 음악감상

[2000.8.26.] 오늘의 음반 - 김광석 BEST

by 오늘의 알라딘 2024. 8. 8.

내 돈 주고 가요 음반을 구입한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생전에 그가 몇 장의 음반을 내었는지 모르겠지만 이 앨범의 CD 두 장이면 내가 아는, 아니 우리가 아는 '김광석'을 추억하기에 충분하기에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가요사에서 차지하는 그의 역할을 생각해 볼 때,  집 안마다 한 두 장씩 그의 앨범이 있을만한데 난 아직이었다.  클래식 앨범 중심의 컬렉터인 탓도 있지만 도대체 무슨 이유에선지 한 번도 그의 앨범을 접할 기회가 없었다. 남들이 너무 좋아라 하면 오히려 난 외면해 버리는 그런 습성이 여기에도 적용된 것일까?

어차피 그의 마스터링 음원은 하나밖에 없을 텐데 이 번 앨범의 편집에는 무슨 조화를 부린 것인지 음질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

탁하듯 하지만 폐부를 가르는 그의 목소리, 드럼의 단단한 저음, 퍼커션의 여리한 흔들림, 하모니카의 애절한 울림. 어쿠스틱 기타의 지판 스치는 자연스러움...... 그 어느 것 하나 놓임 없이 담아내고 있다.

"때론 가슴도 저리겠지... 외로움으로... "
'사랑했지만'을 노래하는 그이의 목소리가 너무나 좋다. 어우러지는 색소폰 소리하며.

아직 한 여름의 복판이지만 그의 감성은 이미 우리를 고즈넉한 가을의 빈 벌판으로 낙엽길로 인도한다.

늦은 저녁. 촛불 하나를 마주하고 듣고 싶은 앨범으로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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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4.8.8.
 
지날달 하순(7월 21일) 아침이슬의 작곡자이자 원곡가수인 김민기 씨가 세상을 떠났다. 그의 의도와 상관없이 이 땅의 민주화의 대목마다 척박한 노동운동의 현장마다 그의 노래가 울려졌으니 고도 산업화와 민주화 운동의 한복판을 이겨낸 사람들에게 그가 주는 의미는 가수 한 명의 무게가 아니었다.

소위 운동권과는 동떨어져있지만 80년대를 리즈시절로 살았던 이에게 비슷한 느낌-아련함이 더 맞을 듯-의 가수가 있다면 유재하와 김광석이다. 천재적 싱어송 라이터였으나 25살과 31살이라는 어처구니없게 젊은 나이에 세상을 바삐 떠났다.
 
여전히 그때를 추억하는 사람들의 기억 속 이정표로 남아 영영 살아있겠지만 아쉬움으로 매번 떠올리는 별이 된 그들을 위해 여전한 명반으로 다시 한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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