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란티스 스피커는 윌슨오디오의 그것이 그러하듯 고음부 모듈과 저음부 모듈로 나뉘어 있다. 다시 말해 스피커의 머리 부분과 몸통이 분리가 되는 형태라서 여느 스피커와는 달리 이들 간을 연결할 케이블이 하나 더 필요하다는 말이다. 제조사(금잔디음향)에서는 뉴트릭의 스피콘 단자를 이용해 '카나레 4S11G' 케이블(스피커 뒷 상단의 검은 케이블)을 사용하고 있다.
'카나레'는 일본의 대형 케이블 메이커로 국내 오디오 시장에서는 가격대비 성능은 우수하나 하이엔드로서는 좀처럼 자리매김되지 못하고 있는 메이커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내가 생각할 때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 때문이라 생각한다. '싼 게 비지떡'이라고 생각하는 못된 습성이 작용한 탓이다.
하지만 케이블 성능이 가격 차이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생각해보면 몇몇 재야고수들이 인정하는 것과 같이 '카나레'야말로 케이블 본연의 평탄한 주파수 전송이라는 임무에 충실한 케이블이다. - 케이블별 주파수 응답 특성을 공개하는 거의 유일한 업체이기도 하다. 하지만 '4S11' 케이블을 교체하기로 마음먹은 이유가 바로 업체가 공개한 주파수 응답특성 때문이다.
현재 이 케이블의 목적은 중고음부 모듈에 음성 신호를 보내주는 것인데 차트(붉은 선, 4 S11)에서 보면 고음부에서 다소간의 왜곡이 있다. 카나레에서도 이 스피커 케이블의 용도를 '장거리 신호 전송용' 혹은 '서브 우퍼용'으로 정의하고 있는데 이 것을 일부러 반대되는 목적의 고음부 모듈에 채용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금잔디에선 왜 이 케이블(서브우퍼용)을 고음부 모듈에 적용하게 되었는지 개발 배경은 모르겠지만 일전에 사용기로 올린 것처럼 중고음역이 다소 명료하지 않은 이유가 이 것 때문이 아닐까 하는 '강박'에 새로 케이블을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이미 몇 년간의 오디오질 덕분에 토막 난 스피커 케이블-겝코의 주석도금 케이블이나 코드의 은선 그리고 같은 카나레의 4s8 등-이 있었기 때문에 요란한 케이블을 새로 구입할 필요는 없었다. 그중 4S11과 비슷한 '튜닝 특성'을 확보하면서도 평탄한 주파수 전송을 미덕으로 하는 카나레 '4S8'로 일단 바꿔보기로 한다.
인터넷을 통해 구해 놓은 뉴트릭 스피콘 단자(NL4FC)는 별도의 납땜 작업 없이 나사를 조여 케이블을 결선할 수 있는 편리함이 있다. 스위스 제품 특유의 마감 역시 제법이다. 정말 단순한 작업이지만, 오래간만에 쭈그리고 앉아 뚝딱거리며 케이블 작업을 해 보니 이 역시 손 맛이 쏠쏠하다.
너무 늦은 시간이라 많은 곡을 울리지 못했지만 전반적인 느낌은 중고역 부분이 보다 확대되어 전체적인 볼륨감이 풍성해졌다. 같은 볼륨 값에서 예전보다 정보량이 많아져서 자칫 소란하다 느낄 수도 있는 느낌이다.
조금 더 두고 봐야겠지만 일단 원하는 방향으로의 긍정적인 변화는 생겨난 것 같다. 다만 스피커의 토우인 값도 다시 점검해 보는 등 다시 조율하고 밸런스를 찾아볼 필요가 있겠다.
아직도 교체해 볼 케이블 몇 종류가 더 대기하고 있으니 당분간 참 재미있는 오디오 라이프가 되겠다. 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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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4.10.28.
결론부터 먼저 말하면 오래지 않아 원래의 케이블로 돌아갔다.
바꾸려 했던 케이블의 성격 파악까지는 그럭저럭 맞았는데 문제는 스피커 유닛들간에 주파수를 할당해 줄 네트워크를 설계자가 이미 사용될 선재에 맞춰 튜닝을 해 놓은 것이 문제였다. 설계자 역시 사용될 선재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것에 맞춰 네트워크를 구성했는데 갑자기 케이블을 변경해 버렸으니 기존 튜닝이 어그러진 것이다.
글이든 제품이든 작가나 설계자의 '저작 의도'가 있는 법인데 문외한이 자기 입맛대로 바꾸려 한 시도부터가 과했었다. 가끔씩 왜 저렇게 해 놨을까? 저 사람은 왜 저러고 다닐까? 하는 내 상식과 기준으론 의문을 갖게 되는 경우가 있지만 결국 다 주제넘은 참견이다.
호기심으로 끝냈어야 하는데 늘 한 발 더 나아간 오지랖 때문에 안 해도 될 수고를 한다. 뭐 그래도 문과생 킬링타임용으론 좋았으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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