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몇 개씩의 글을 포스팅하지 않으면 손가락에 거미줄이 생기는 줄 알았는데 이글루를 떠나서도 근 한 달을 잘(?) 놀았다.
그간에 종로에서 태평로 삼성본관으로 사무실 이사가 있었는데 그 전후가 좀 분주했기도 했고, 이번엔 내가 교육생이 되어 며칠씩 교육을 받으러 가기도 했고, 업무는 업무대로 쌓여서 아무튼 여러 모양으로 차분히 뭔가를 적기에는 그간 한 달의 여건이 좋지 못했다.
그중 제일 큰 이유가 따로 있는데 그건 바로 지난 11월 27일-이글루가 잠시 멈춘 것과 정확히 일치한다-휴대폰을 바꾼 것이다. 이제껏 '미라지'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회사 정책에 따라 'T옴니아 2'로 바꾸게 되었는데, 이게 시간을 잡아먹는 좀비와 같아서 잠시 짬이 나면 이 녀석을 붙들고 늘어지느라 글을 쓴다는 건 생각도 못했다.
10년 넘게 이런저런 PDA를 사용해 본 경험이 있어서 뭐 새로울 것도 없는 것인데 이번에 좀 유난하다. 함께 읽고 있던 하루키의 소설도 함께 진도를 못 빼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아이폰'의 광풍과 함께 불어닥친 스마트폰 '열병'에 대해선 따로 차분히 글을 올릴 예정이다.
이제 한 달이 지나서 스마트폰도 정상화(?)되었고, 해도 바뀌었으니 다시금 '이글루'에 새로운 얼음 벽돌을 얹을 생각이다.
그 첫 번째는 영원한 나의 취미는 오디오 관련 글이 되겠지만^^
[글 더하기]
오늘은 2024.11.25.
예전 글들을 꽤 버려가면서 이곳(티스토리)으로 옮겨오고 있기 때문에 읽는 사람들은 실제 15년 전에도 글이 이렇게 띄엄띄엄 포스팅된 것인지 중간의 글이 버려진 것인지 알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 가져온 글은 거의 실제로도 한 달 넘게 시간의 공백을 넘겨 포스팅된 글이다. 연도도 드디어 2010년의 글로 넘어왔다. 뭔가에 홀려있다 다시 정신을 차린 거다.
더 고통스러운 게 있으면 덜 고통스러운 것은 잊힌다고 했는데 재미있고 흥미로운 것도 더한 것이 있으면 그 보다 덜한 것엔 조금 소홀할 수밖에 없다. 정해진 시간과 관심의 총량이 모든 것을 다 수용하긴 어려울 테니 나름의 우선순위에 따라 자원을 배분한 당연한 결과다.
핸드폰을 바꾸도 만지작 거리는 데 무려 한 달의 정신을 쏟았다는 뜻인데 잘 기억을 없지만 뭔가 혁신적인 조작법이 생겨난 이유일 것이다. '옴니아 2'가 되면서 드디어 스마트폰으로서의 정의가 서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고 정확하진 않지만 앱의 배치나 모양을 임의대로 조작해 아이폰 화면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이 가능하기 시작했는데 그것에 몹시 '몰두'했을 거다.
몰두. 쓰고 보니 매우 매력적인 단어다.
沒頭. 머리를 어딘가에 푹 담다 놓는다는 뜻일 텐데 그만큼 온 정신을 한곳에 집중시킨단 말이고, 대상이 되는 것은 그만큼 매력적이거나 중요성이 크단 말이다. 오늘은 무엇에 몰두하고 있나? 생각해 보니 몰두할 대상조차 없어진다는 것만큼 슬픈 것도 없다.
마지막 잎새처럼 달력도 이제 한 겹 속옷만 남겨놓기 직전이다. 무언가 몰두할 거리를 새로 정하기 좋은 계절이다.
하지만 난 좀 몰두의 대상을 줄여야 한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간 시간이 더 빠르게 흐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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