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4.12.4.
살다 살다 간밤에 비상계엄령이 선포되었었다.
원래부터 머리 나쁜 애가 호기심만 많은 경우가 있다. 굳이 찍어먹어 봐야 맛을 아는 것도 아닐 텐데 하지 말라는 거 일부러 더 하는 애들이 그렇다. 전기 콘센트에 젓가락을 찔러본다던가, 운항 중인 항공기의 비상구를 열어볼 시도를 한다던가 화재 시에만 누르라고 한 소화전을 누르는 그런 경우다.
대통령 하나를 잘못 앉혀놓으니 매뉴얼(?)에 적힌 할 수 있는 건 한 번 다 해보려는 듯하다. 25번의 거부권 행사로 오늘이 바로 그의 아내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국회 재의결을 하는 날인데 하루 전날 밤 11시에 기습적으로 무려 44년 만에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 전쟁이나 사변 그에 준하는 상황적 조건도 없이 국회를 향한 군 동원에다 헌법에도 없는 국회의 기능을 무력화하겠다는 '포고령 1호'로 스스로 탄핵의 버튼을 누른 셈이 되었다.
충암고 동문들을 국방부와 몇몇 군 요직에 세팅해 놨다고는 하나 미필 대통령이 군 장악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합참도 아닌 육군대장을 계엄사령관으로 해 시작한 몇 시간의 해프닝은 누가 봐도 어리숙하기 그지없다. 동원된 1 공수 역시 유리창 두 장을 깨긴 했지만 헬기 레팰로 바로 진입하면 될 것을 굳이 시민들 욕을 먹어가며 국회 정문으로 진입해 뭉그적 시간을 벌어 줌으로써 억지로 끌려 나온 내색이 역력했다.
언론을 통제한다고 했으나 1인 방송국이 창궐한 스마트 시대에 되지도 않을 소리였고 이미 역대 최저 지지율로 그에게 등을 돌린 시민들의 의식 수준을 아직도 이해하지 못한 듯하다. 아니면 간밤에 그간 못 본 청룡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서울의 봄>을 이제야 보고 술김에 삘을 받았거나.
일단 이 사람들 기억해 두자.
간밤에 찍은 영화 <2024 서울의 밤> 주연들이다.
그리고 노인네 하나만 없어져도 난리가 나는 스마트폰 재난 문자는 비상계엄령에는 조용하다는 걸 알았다.
6시간 만에 계엄은 사라졌지만 간 밤의 날아간 수면부족은 어느 놈이 배상해 줄 것인가?
[글 더하기]
오늘은 2024.12.16.
지난 주말(12월 14일) 또 한 번 역사적인 날로 기억될 것이다. 이번엔 촛불이 아닌 신병기인 응원봉을 들고 나온 국민들에 의해 탄핵 찬성 204표로 내란수괴 윤석열이 탄핵되었다.
결국 헌법을 무시하고 국회를 장악하려 했으며 국민을 향해 총의 겨눈 내란은 결국 국민에 의해 멈춰 섰고 국민에 의해 일단락되었다.
무엇보다 이번 시위에는 정치에 무심했던 아니 무심할 것이라 치부했던 MZ들을 각성시켰고 그들에게 첫 계엄과 첫 탄핵을 경험하게 했다. 쉽게 잊히지 않을 기억이 될 것이라 두고두고 이 내란의 과정에 동조했던 '국민의 힘'을 역시 평생 각인하게 될 것이다.
누구나에게 첫 경험은 그것이 무엇이든 쉬 잊히지 않는 법이다. 국쌍으로 널리 알려진 나베경원과 그의 당 지도부는 촛불을 든 거리의 시민만 국민이 아니라며 탄핵을 반대하는 국민 11% 쪽에 서길 택했으나 70대 이상이 대부분인 그들의 뇌와 동기화된 것이라 선택은 자유이나 그의 정치 생명 역시 11%의 기대여명만큼 길지 않아 보인다. 나름 이 나라에 희망이 보이는 대목이다.
❤️ 수익을 위한 글을 쓰고 있지 않습니다. 공감하트/구독하시면 그저 조금 더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이 남자의 오늘'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0.4.4.] 이제 DAC에서 DDC로 넘어가야하나? (33) | 2024.12.20 |
---|---|
[2010.4.4.] 너무 많아힘겨워질 때 - 로지텍 통합리모컨 (32) | 2024.12.18 |
[2010.3.22.] '눈'을 바꿨습니다. Ray-Ban 5152 (33) | 2024.12.11 |
[2010.3.9.] 다시 돌아온 아침, 나의 글솜씨를 탓하다. (25) | 2024.12.06 |
[2010.2.10.] 별 것도 아닌 논란의 시작과 끝 (31) | 2024.1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