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가 재미있게 읽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1Q84>는 이제 등장했던 주인공들의 이름도 가물가물해 질만큼 시간이 지났다. 약간은 허망한 결말이라 심한 허탈감에 빠지기도 했었고, 여러 날 동안 뜻 모를 악몽에 시달리게 했을 만큼 정서적으로도 내겐 큰 충격이었던 소설이었다.
그후 그의 글에 매료되어 십여 권 이상의 하루키들을 보면서 그의 무한한 상상력에 감탄하기도 하고 진부한 소재의 반복에 식상하기도 하면서 이제는 더 이상 그의 책은 그만 볼련다하는 생각도 한 적이 있었다.
깜찍한 하루키 아저씨! 소리 소문도 없이 <1Q84>의 3권을 바로 내일(16일) 출간할 예정이라 한다. 보나 마나 또 한 번 공전의 히트를 낼 것이다. 이제는 작품성보다는 흥행성에 몰두하고 있다는 인상이 짙지만 재미있는 건 어차피 팔리기 마련이다.
과연 무슨 내용의 이야기로 이어질지 벌써부터 근질근질하다. 혹시 스포일러라도 있을까 하여 오전에 잠깐씩 웹서핑을 해봤지만 아직 출간 전이라 그런지 헛수고였다. 국내에 번역되어 소개되려면 한 두 달이 더 소요될 테니 조바심은 좀 참아야겠다.
아오마메, 덴코, 후카에리..... 그들은 그동안 잘 있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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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4.12.27.
아무 데서나 글을 중단한 후에 이게 결말이다해도 그러려니 수긍할 만한 방식의 글을 쓰는 데다 기존 출간된 책을 소재로 '확대 재생산'하는 것이 특기인 하루키다. 이젠 기억도 가물하지만 <1Q84> 2권이 끝인 줄 알았고 그 정도의 결말로도 그답다 할 정도였는데 3권이 기습 출간된다고 하니 반갑기도 하고 한편 이건 뭐지? 했던 날의 글이었다.
뜬금포.
예상에 없던 말이나 일이 생기는 경우 중에서 좋은 것보다는 차라리 없는 것이 나은 경우에 쓰는 말이다. 어젠 오랜 기다림 속에 넥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 2>가 릴리즈 되었다.
하루키의 <1Q84> 3권처럼 예상에 없던 것이 아니라 다들 목을 놓아 기다리던 것이었으니 뜬금포는 아니다. 하지만 성기훈은 본인이 선택한 게임에서 1등을 해서 목숨도 건지고 엄청난 돈을 얻었음에도 왜 그리 화가 나 있고 분노에 가득 차 있는 설정이어야만 했는지 1화만 봐서는 영 모르겠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뭐 그런 거로 퉁치기에는 내가 보긴 영 '뜬금포'다. 차라리 돈 맛을 본 그가 더 큰 행운에 도박을 걸어보는 설정이었으면 어땠을까?
후속작이 전작의 명성을 잇기엔 높아진 눈높이만큼 어려운 것은 분명하다. 그러니 후속작을 단순히 전작의 성공에 기대어 진행하기엔 여러 각오들이 필요한데 말리기엔 이미 늦었다. 벌써 <오징어게임 시리즈 3>까지 촬영을 완료해 놨다 한다.
<1Q84>의 3권의 출현과 같은 갑작스러운 흥분은 아니겠지만 2화부터는 뭔가 몰입도가 있길 기대한다.
아직까지는 차라리 쿠팡플레이의 <가족계획>이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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